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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고치는 암 아니에요?" 발견되면 덜덜…췌장암 '힌트' 확인하세요

머니투데이 홍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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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37) 췌장암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주현돈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제공=한양대의료원

주현돈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제공=한양대의료원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는 '췌장암'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얼굴이 굳어진다. "발견되면 끝이라던데요?" "방법이 없는 암 아니에요?" 같은 질문도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췌장암은 막연한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정작 췌장이 어디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혹은 위험 신호가 몸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대부분 잘 모른다. 알려진 것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훨씬 많다. 사실 췌장암은 '갑자기 찾아오는 불행'이 아닌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변화와 신호 안에서 충분히 힌트를 발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췌장은 위 뒤편 등 가까이에 붙어 있는 길고 납작한 장기다. 겉으로 만져지지 않고 내부 깊은 곳에 자리해 조용히 일한다. 소화를 돕는 효소를 만들고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내보내며,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문제는 이 조용함이 병이 생길 때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췌장에 작은 문제가 생겨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거의 없다. 실제로 미국·영국 설문에서 일반인의 80% 이상이 췌장암의 증상을 한 가지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두렵고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더 늦게 발견된다.

췌장암은 소리 없이 자라지만 완전히 증상 없는 암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이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보이는 비특이적 증상이라 스스로 눈치채기 어렵다. 가장 흔한 신호는 △식후 등까지 이어지는 상복부 통증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및 식욕 저하 △피부나 눈, 소변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갑자기 당뇨병이 생기거나 기존 당뇨병이 급격히 악화하는 경우 등이다. 특히 새로 발생한 당뇨병은 최근 연구에서 중요한 초기 단서로 반복적으로 언급된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일수록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췌장암 가능성이 더 커진다.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50세 이상 △흡연 △당뇨병 보유자 △만성췌장염 환자 △가족력 등이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췌장은 멀리 있는 장기가 아닌 내가 챙겨야 할 장기가 된다.

과거에는 췌장암을 찾는 일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크게 달라졌다.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내시경 등은 종양이 작을 때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해졌다. 혈액에서 암의 데옥시리보핵산(DNA) 조각을 분석하는 순환 종양 DNA 검사, 단백질 패턴 기반 조기 진단 기술 등 새로운 시도도 이어진다. 췌장암은 여전히 쉽지 않은 암이지만 예전처럼 손 놓을 수밖에 없던 시대는 지났다.

췌장암은 수술이 거의 불가능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치료는 훨씬 더 발전했다. 전이가 없는 경우 종양을 줄인 뒤 수술 기회를 만드는 선행 항암치료, 정위 방사선치료 및 중입자치료, 복잡한 췌장 수술을 정교하게 수행하는 로봇·하이브리드 수술, 암의 유전적 특징에 맞춰 특정 환자에게 효과적인 면역 항암치료까지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 치료법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가능성이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췌장암은 겁나는 암이지만 '알 수 없는 암'은 아니다. 막연한 공포는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지만 정확한 정보는 몸의 변화를 이해하고 조기에 대응할 힘을 준다. 작은 통증 하나,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 혈당의 이상 등 몸이 보내는 신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췌장암을 앞서가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그저 자기 몸을 관찰하고 위험요인을 알고 필요할 때 검사를 받는 것. 그 작은 실천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췌장은 보이지 않는 장기지만 여러분의 관심과 인식만큼은 꼭 보이길 바란다.

외부 기고자-주현돈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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