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혼조세로 거래를 마치며 변동성이 컸던 한 주를 마무리했다. 그린란드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강보합 흐름을 보였지만, 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주간 기준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8% 하락한 4만9098.71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03% 오른 6915.6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28% 뛴 2만3501.24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0.4% 내리며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하락을 앞두게 됐다. 나스닥지수 역시 주간 기준 0.1% 가량 하락했다.
나벨리에 &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는 “주식시장은 현재 조정 국면에 있다”며 “부진했던 종목들은 따라잡고 있고, 그동안 앞서갔던 종목들은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8% 하락한 4만9098.71에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0.03% 오른 6915.6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28% 뛴 2만3501.24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0.4% 내리며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2주 연속 하락을 앞두게 됐다. 나스닥지수 역시 주간 기준 0.1% 가량 하락했다.
나벨리에 &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는 “주식시장은 현재 조정 국면에 있다”며 “부진했던 종목들은 따라잡고 있고, 그동안 앞서갔던 종목들은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는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당국이 H200 인공지능(AI) 칩 주문 준비를 허용했다는 소식에 1.53% 상승했고, AMD도 2.35%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3.28%) 등 주요 기술주 역시 강세를 보였다.
인텔, 수율 차질에 주가 17% 폭락
반면 인텔은 주가가 17% 급락했다. 인텔이 제시한 1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고, 대형 고객 확보와 생산 효율성(수율) 문제를 동시에 노출한 것이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수년에 걸친 재건 여정을 진행 중”이라며 “시간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생산 능력으로는 제품에 대한 전체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고, 수율 역시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을 117억~127억 달러로 제시했고, 조정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손익분기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가 예상한 주당순이익 5센트, 매출 125억 달러 안팎을 하회하는 수치다.
이번 주가 급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 온 ‘인텔 중심의 미국 반도체 재건’ 구상에 현실적인 제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약 4개월 전 인텔 지분을 최대 10%까지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으며, 현재 약 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시가 기준 약 120억 달러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인텔의 진전과 탄 CEO를 공개적으로 치켜세웠지만, 정작 인텔은 차세대 14A 공정과 관련해 아직 ‘앵커 고객(주요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인텔은 올해 하반기나 2027년 상반기에는 보다 확실한 고객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율 문제는 파운드리 사업의 핵심 약점으로 지목된다. 수율이 낮을 경우 수익성이 악화되고, 외부 고객들이 장기 계약을 꺼리게 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공급과 제조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고객은 계약을 확정하지 않는다.
내주 연준 FOMC…메카캡 실적 발표 주목
투자자들은 내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과 다음 주부터 본격화되는 ‘메가캡’ 실적 시즌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였다. 물가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고용시장은 안정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시장에선 올해 금리 인하 시점으로 6월과 9월이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련 관세 발언으로 크게 흔들렸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주 초반 미국 자산을 회피하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거래를 촉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미래 협정의 틀(framework)’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유럽연합(EU)은 930억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6개월 추가 유예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정치적 헤드라인 뉴스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알렉산더 줄리아노 리소네이트 웰스 파트너스 매니저는 “이번 주 시장 흐름은 워싱턴발 정치 뉴스가 포트폴리오 판단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며 “헤드라인 리스크로 주가가 흔들릴 때 오히려 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펜뮤추얼자산운용의 스콧 엘리스 기업신용 부문 매니징디렉터는 “이번 주 투자자들은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전후로 등장한 ‘타코(TACO) 트레이드’라는 용어를 반겼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일부 강경한 발언을 되돌릴 때,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이 흐름에 주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최근 조정을 ‘건강한 숨 고르기’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모건스탠리 자산관리부문의 대니얼 스켈리는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여전히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며 “AI 확산과 규제 완화 같은 핵심 테마에 대한 긍정적 심리가 다시 부각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가가 높은 밸류에이션 구간에 위치한 만큼 실적 시즌이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바클레이스는 기업 실적의 회복력과 금리 시장 안정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상쇄할 수 있는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엔화 가치, 개입 경계 고조 속 8월 이후 최대 폭 급등
자산별로 국채 시장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빠진 4.231%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8bp 떨어진 3.596%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화는 전거래일 대비 0.9% 급락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7.48을 기록하고 있고,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엔화가치가 일본 당국의 개입 가능성 관측 속에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폭으로 급등한 탓이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엔화 가치는 장중 155.69엔까지 떨어지며(엔화가치 상승), 155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엔화 환율은 1.6% 가량 떨어지며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일본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엔화는 앞서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기자회견 도중 달러당 159엔대까지 떨어지며 약 18개월 만의 최저치에 근접했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우에다 총재 기자회견 직후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선 점을 두고, 일본 당국이 직접 개입에 나서기보다는 주요 은행들을 상대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레이트 체크는 실제 개입에 앞서 개입 시 적용될 환율 수준을 문의하는 절차로, 당국의 개입 의지를 시장에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앞서 외신들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주요 은행들에 달러·엔 환율에 대한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엔화가치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뉴욕 연은 측은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 앤드루 해즐릿은 “미 연준이 달러·엔 시장에서 레이트 체크를 했다는 얘기가 돌았고, 이것이 엔화 변동을 촉발했다”고 말했다. 배녹번 캐피털마켓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전략가는 “뚜렷한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엔화 약세 심리와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을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엔화는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재정 우려가 부각되며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다카이치 총리가 2월 조기 총선과 감세를 공약하면서 일본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도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내 금은방에 골드바와 실버바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
은값 사상 첫 온스당 100달러 돌파…지정학 불안에 안전자산 쏠림
원자재 시장에서는 중동 긴장과 미국 내 한파 우려가 겹치며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가격은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구리 가격도 급등했다. 이란 관련 강경 발언과 우크라이나 전쟁 불확실성, 미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 논란 등이 맞물리며 귀금속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현물 은 가격은 장중 트로이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은 가격은 이날 하루에만 3% 넘게 오르며 주간 기준으로는 약 13%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시점 약 30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세 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금 가격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현물 금은 이날 온스당 496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고, 주간 상승률은 약 8%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백금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가격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지정학 리스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함대가 이란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재부각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불거진 그린란드 문제까지 겹치며 시장의 불안 심리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은 가격의 100달러 돌파를 상징적인 ‘심리적 저항선’ 상향 돌파로 평가하고 있다. 영국 브리타니아 글로벌 마켓의 닐 웰시 금속 부문 책임자는 “지정학 질서의 흔들림과 연준 독립성에 대한 도전이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급 여건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은 시장은 5년 연속 공급 부족 상태에 놓여 있으며, 가격이 오르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증했다. 중국에서는 금의 대안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에 투자 수요가 몰렸고, 미국에서는 수요 급증으로 유통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과 시장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은 이미 은 가격의 세 자릿수 진입을 예상해왔으며,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심리가 강해지고 있지만, 은 가격은 더 높은 수준으로 향할 여지가 있다”며 “온스당 125달러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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