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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때 ‘고향의 봄’ 쓰고 ‘오빠 생각’ 아내 만나… 아동문학가 이원수

조선일보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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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1981년 1월 24일 69세
이원수 선생

이원수 선생

아동문학가 이원수(1912~1981)는 온 국민이 다 아는 대표작을 14살 때 썼다. 소파 방정환이 주관한 잡지 ‘어린이’ 1926년 4월호에 실린 동시 ‘고향의 봄’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다섯 달 앞선 1925년 11월호엔 11세 소녀 최순애(1914~1998)가 쓴 동시 ‘오빠 생각’이 실렸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 우리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귓들 귓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1971년 9월 28일자 5면.

1971년 9월 28일자 5면.


마산(창원) 소년은 수원 사는 소녀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운 끝에 20대 성인이 된 1936년 6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원수는 평생 아동문학 창작에 힘을 쏟았다. 1981년 조선일보 부음 기사는 “아동 소설 기틀 정착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이씨는 한국 현대 아동문학의 초창기에 작가로 등장, 외재율 중심의 전통적 동요에서 내재율 중심의 현실 참여적 동시를 개척하는 한편, 산문문학으로서의 장편동화와 아동소설의 기틀을 정착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해왔다.”(1981년 1월 25일 자 7면)

이원수 별세. 1981년 1월 25일자 7면.

이원수 별세. 1981년 1월 25일자 7면.


별세 10년 전인 1971년 인터뷰에선 동요에 관심이 사라지는 세태를 걱정했다.

“텔레비전의 CM송은 애창되어도 동요가 애창되지 않는 세태, 정말 큰일이에요. 어린이가 순진성을 못 가지는 것은 소금이 짠맛을 잃은 거 아닙니까?”(1971년 9월 28일 자 5면)


평생을 바쳐 쓴 작품은 1997년 12월 ‘이원수 창작동화’(전16권·웅진)로 묶여 출간됐다.

별세 후 21년 지난 2002년 식민지 시기 항일 활동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마산보훈지청이 조선일보 기사에서 관련 사실을 찾아냈다.

2002년 3월 2일자 1면.

2002년 3월 2일자 1면.


“동요 ‘고향의 봄’의 작사자인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이 일제시대 청년 문인 비밀결사를 조직해 항일 문학 운동을 하다가 수개월 옥고를 치른 것이 밝혀져 그의 민족운동가적 삶이 재조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산보훈지청은 1일 “이 지역 독립유공자를 찾던 중 부산대 도서관에 보관된 1935년 당시 조선일보 마이크로필름에서 이원수 선생 등 마산과 함안지역의 문인 다섯 명이 저항문학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른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원수 선생의 항일 문학운동이 보도된 것은 조선일보 1935년 4월 1일자와, 5월 2일자, 11월 25일자 등이다.”(2002년 3월 2일 자 1면)


1997년 12월 16일자 37면.

1997년 12월 16일자 37면.


그러나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원수를 ‘친일인명사전’에 올렸다. 1940년대 쓴 친일 시가 있다는 이유였다. 2025년 12월 창원시와 시의회는 ‘고향의 봄’ 발표 100주년을 맞는 2026년 기념사업을 하기로 했으나 일부 시민단체는 “친일 작가 이원수 ‘고향의 봄’ 창원시 문화 브랜드 어림 없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반대 시위를 벌였다. 당사자는 세상을 떠나 아무런 반론을 제기할 수 없다.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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