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열 유니스토리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 인터뷰 ②]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잇따르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를 둘러싼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24만전자·112만닉스'라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제시되며 코스피 5000시대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과연 이러한 목표가는 현실적인 수준일까.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구조와 리레이팅 가능성, 그리고 향후 시장을 이끌 차기 주도주를 짚어봤다.
김장열 유니스토리자산운용 투자전략본부장은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에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 15배가 적용된다면 주가 24만원도 가능하다"면서도 "한국 반도체주는 통상 PER 10배 수준을 적용받는 미국 마이크론보다도 더 낮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온 만큼 현실적인 달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 간 밸류에이션 격차와 경제 성장률 차이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과 파운드리(위탁 생산)부문 실적 개선 여부를 보며 적정 목표주가를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풀 영상은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국내외 증권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연일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 맥쿼리는 "24만 전자·112만 닉스" 전망도 내놓았는데, 달성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 먼저 국내 반도체 대장주의 적정 목표가를 논하기 전에 한국과 미국 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차이를 짚어봐야 합니다. 주로 PER(주가수익비율)로 설명하는데,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주가가 실적 대비 얼마나 높게 또는 낮게 거래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현재 한국 코스피(유가증권시장)와 미국 증시의 12개월 선행 PER은 역사적 평균적으로 각각 약 11배, 23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가 경제 성장률과 인구 구조 측면에서 미국 대비 저평가 받고 있는 겁니다.
반도체의 경우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가와 실적의 변동성이 큰 시크리컬 업종이기 때문에 통상 시장 평균보다 더 낮은 PER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미국 증시 평균 PER인 23배보다 낮은 약 10배 수준의 PER을 적용받고 있습니다. 24만전자는 삼성전자의 PER이 15배 수준으로 상향 조정돼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다만 한국 증시가 미국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는 점을 고려하고 미국 마이크론이 10배 수준을 적용 받는 걸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Q. 그렇다면 24만전자·112만닉스는 현실적으로 힘든 수치인가요?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여러 리레이팅(재평가) 요인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현재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상승 모멘텀은 SK하이닉스가 자사주를 활용해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달러로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대체 증서)를 상장하는 여부입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편입될 경우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재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부문의 실적 개선 여부가 관건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적자를 피하지 못하고 잇는 상황입니다. 이 밖에 국내 증시에 변수로 작용하는 요소는 환율입니다. 만약 원화가 절상(가치 상승)돼 환율이 하락한다면, 이 역시 반도체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할 때 가장 먼저 선택하는 종목은 시가총액 1·2위 종목들이기 때문입니다.
정리하자면 △SK하이닉스의 ADR 관련 공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실적 개선 △환율 등 매크로 환경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Q. 코스피 5000시대, 앞으로 투자자들이 반도체 외 주목할 만한 섹터나 다음 주도주는 무엇인가요?
▶ 방산주가 다음 주도주가 될 것으로 예측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돈로 독트린'을 내세우면서 지정학적 갈등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고, 이에 따라 방산주로 투자심리가 쏠릴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작전 이후 새로운 안보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그린란드를 언급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그린란드에는 미국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이 협상 카드로 내세우는 '희토류'가 대거 매장돼 있습니다. 희토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전략에 있어 꼭 확보해야 하는 자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점령할 경우 글로벌 국가들은 자발적으로 구방 지출을 늘릴 겁니다.
Q. 마지막으로 투자자를 위한 조언은?
▶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수익은 빨리 확정하고 손실은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투자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했을 때 본인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성에 역행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매도 시점은 피지컬AI, 방산 등 다른 주도주가 명확해지거나 주변에서 해당 섹터로 '빚투'가 성행할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을 때입니다. 수익 실현은 최대한 늦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다만 매도 이후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보통 투자자가 놓쳤던 시장 정보나 인사이트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을 인정하고, 더 높은 가격에서도 다시 매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송정현 기자 junghyun792@mt.co.kr 김윤하 PD ekel15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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