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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으로 언론 억압 못하게 한 60년 전 美 ‘표현의 자유’ 판결

조선일보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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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죽이기

서맨사 바바스|김수지, 김상유 옮김|푸른길|380쪽|2만5000원

1960년, 뉴욕타임스는 미국 남부 흑인 민권운동을 지지하는 전면광고를 실었다. 또한 무장 경찰의 앨라배마 주립대 진압 사건 등 당시 인권 탄압 논란이 제기된 사례들을 함께 열거했다. 문제는 이를 본 몽고메리시 경찰국장 L.B 설리번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광고주와 뉴욕타임스에 소송을 낸 것. 광고에 자기 이름은 안 적혔지만, 자신이 지휘하는 ‘경찰’ 자체가 인권 탄압자들로 오해받았다는 것이다. 1심 법원은 설리번 손을 들어줬다.

책은 이후의 여파를 면밀히 조명한다. 뉴욕타임스는 600만 달러가 넘는 배상금과 파산 위기, 그리고 이 판결을 근거로 빗발치는 다른 공직자들의 소송을 직면했다. 취재 기자들은 남부 인종차별 현장에서 철수하며 몸을 사렸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상고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공직자가 언론사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선 의도적인 허위 보도였음을 원고가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적어도 “(표현의 자유가) 숨 쉴 공간”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주립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는 “설리번 판결은 표현의 자유 사건이었지만, 민권 사건이기도 하며, 서로 연결된 문제로서 이해되고 기억돼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서 60여 년 전 있었던 유명한 사건이지만, ‘가짜뉴스’ 유포 책임을 물어 언론에 손해액의 5배까지 징벌적 배상을 가능케 한 일명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의 시행을 앞둔 우리 입장에선 마치 지금 우리 눈 앞에서 벌어진 일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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