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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사가 ‘별건 수사’ 공소 기각, 사라져야 할 수사 악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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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 종합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 종합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민중기 특검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수사하면서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씨를 별건인 뇌물 혐의로 기소한 사건에 대해 판사가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 기각은 공소 제기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다. 김씨의 혐의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별건 수사에 제동을 건 것이다.

민중기 특검은 양평 고속도로 사건을 수사하던 지난해 김씨 휴대전화에서 특검 사건과 무관한 뇌물 정황을 발견했고, 이를 근거로 김씨를 구속했다. 특검법은 수사 중 인지한 범죄 행위도 수사할 수 있게 해 사실상 별건 수사의 길을 열어줬다. 판사는 “특검은 이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겼어야 한다”고 했다.

민 특검이 구속 기소한 20명 중 11명이 김 여사와 무관한 혐의였다. 별건 수사를 통해 신병을 확보한 뒤 압박하는 과거 검찰의 범죄적 악습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병 특검의 수사를 받은 투자 자문사 전 대표는 ‘특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하지 않으면 재산 형성 과정을 털겠다고 협박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이면 특검의 협박 범죄다.

별건 수사가 법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다. 절도죄를 수사하다 살인 혐의가 나오면 수사해야 하는 것이 맞는다. 문제는 피의자를 압박하기 위해 일부러 별건 수사를 벌이는 것이다. 그동안 검찰은 사건을 수사하다 잘 안 되면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탈세, 치정 등 개인 약점을 뒤져 압박하는 경우가 많았다. 민중기 특검이 국토부 서기관을 별건으로 구속한 것도 그런 목적일 것이다. 이것은 수사가 아니라 폭력이다. 별건 수사는 오래된 수사 악습이다. 검찰의 악습이 특검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없어져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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