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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은 같은 속도로 걸어간다 [취재진담]

쿠키뉴스 권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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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혼자 앞서간다고 완성되는 일이 아니다. 동료들의 걸음을 살피고, 때로는 속도를 늦출 줄 아는 태도야말로 리더에게 요구되는 기본 자질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명청갈등’은 정청래 대표의 1인1표제 추진 과정에서 촉발됐다.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가치를 20대1 미만에서 1대1로 조정하자는 제안은 당원주권 강화라는 취지에서 친명계를 포함한 다수가 원칙적으로 공감했다. 문제는 내용보다 시기와 방식이었다. 권리당원 기반이 탄탄한 현직 대표에게 유리한 구조로의 개편인 만큼, 정 대표 개인의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다.

조국혁신당과의 깜짝 합당 제안은 또 한 번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은 합당 제안이 사전 논의 없이 ‘통보식’으로 이뤄졌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정청래식 독단으로는 절대로 원팀이 될 수 없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번 제안 역시 정 대표 개인의 정치 일정, 특히 연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공개 비판이 터져나왔다. 공개 반발에 나선 인사 대부분이 친명계라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계기로 당내 계파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정 대표는 부쩍 늘어난 ‘친명·친청’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다고 한다. 그는 실제로 “제발 친명이니 친청이니 그런 거 하지 말자. 당원들은 이런 생각을 안 한다”고 계파 갈등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이미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현실 앞에서 ‘하지 말자’는 선언만으로 상황이 정리되지는 않는다.

갈등의 본질은 방향이 아니라 속도, 다시 말해 보폭에 있다. 공개적으로 정 대표에 반발한 이들이 전면적으로 그의 노선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제도 개편이든 합당 논의든 취지의 일부에는 동의하면서도, 속도와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1월4일 대통령 시정연설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배웅하며 몇 계단을 앞서갔다. 그러다 일곱 번째 계단에서 이 대통령의 발걸음을 확인하고 속도를 늦췄다. 그대로 앞서 나갔다면 또 다른 정치적 해석과 불필요한 갈등이 뒤따랐을지도 모른다. 그는 그 순간, ‘앞서가는 정치’보다 ‘맞춰가는 정치’를 택했다.

당 대표의 리더십도 다르지 않다. 원팀을 외치기 전에 함께 걷는 이들이 어디쯤 와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정 대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결단이 아니다. 당원과 최고위원, 서로 다른 속도로 걷는 이들과 함께 가기 위해 로텐더홀 계단에서 보여준 보폭 조절의 감각을 다시 한번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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