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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에서 나온 월드컵 비기… “32강부터 승부차기가 마법”

조선일보 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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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벵거 감독·2006년 우승 주역 델 피에로 대담
정치 경제 환경 등 사회적 이슈를 주로 다루는 2026년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에서 이색 세션이 열렸다. 세션 제목은 ‘국제축구연맹(FIFA) 2026 월드컵 다보스 킥오프.’

지난 22일 열린 이 세션에는 잔니 인판티노 FIFA회장, 2006년 이탈리아 우승 주역인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2003~2004년 아스날의 시즌 무패 우승으로 유명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참석했다. 단상에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전시돼 있었다.

2006년 베를린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이탈리아의 델 피에로와 2003년~2004년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성적으로 아스널을 우승시킨 벵거 감독의 대담이 진행됐다. 벵거 감독은 현재 FIFA 글로벌 축구프로그램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두사람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본선 참가국에 여러가지 조언을 전했다.

  • “정신적 스태미나에 대비해야”


벵거 감독은 “총 104경기가 있고,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결승까지 4번의 녹아웃 방식의 토너먼트를 치러야 한다”면서 “이건 정신적 스태미나가 강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32강 토너먼트부터 4번 연승하고 일주일 더 함께 머물러야 하는데다 결승에서 이겨야 하는데, 선수들에겐 이 모든 게 상상 이상의 정신적 압박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 “승부차기로 승패 가릴 가능성 매우 높아”


벵거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고 밝혔다. 코치와 스태프가 팀을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끈끈하게 유지하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하는지 또 정신적으로 준비시키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각국 수준이 비슷해 예선을 통과하면 본선에서 승부차기를 거치지 않고 4경기나 5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전망했다. 결승에 올라가는 팀은 32강부터 최소 2번 정도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릴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대표팀을 한 번도 맡아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은 벵거 감독은 “최고 수준의 경쟁에서는 높은 집중력과 휴식을 번갈아 가며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긴 기간 동안 함께 하며 균형을 찾는 게 핵심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을 어떤 시점에 데려오고, 다시 내보내고, 집중 고조기와 휴식기를 어떻게 잘 섞을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집중력이 높아야 하는 시기는 좋은 휴식기로 이어져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 “대회 기간이 길기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


델 피에로도 “코치 입장뿐 아니라 선수 입장에서 보면 집중력은 당연하지만 경기 당일과 월드컵 준비를 위한 여정은 아주 길다”고 말했다. 예선부터 2년간 준비하면서 다들 성장했고, 대회에 와서는 각자 개성에 맞게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모두가 다르다는 걸 알아야 해요. 어떤 사람은 가족의 지지가 필요하고, 어떤 사람은 고독을 원하고, 록 음악 듣는 사람도 있고, 다른 걸 듣는 사람도 있죠. 중요한 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균형(balance)’입니다. 팀 스포츠니까 팀원들의 노력과 제 노력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해요. 같은 방식으로 노력을 쏟아야 하고, 자신에게 할애하는 시간도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그는 또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들간의 화학작용(chemistry), 부상, 페널티 실력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라커룸이나 훈련장에서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이 생긴다”면서 “때로는 그냥 흘려보내고 ‘운명(fate)에 맡겨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델 피에로는 “선수들이 월드컵에 열린 마음으로 겸손하게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즘 젊은 선수들과 일해보면 실수에 대해 너무 걱정한다는 것이다. 또 소셜미디어·타인 앞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신경 쓰거나, 팬들에게 ‘좋게 보이려’고 너무 애쓴다는 것이다.

그는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실수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면서 “성장하려면 실수도 해야 하고, 이기려면 지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아플 때 가장 크게 성장합니다. 승리보다 패배에서 더 많이 배웁니다. 상상 못 할 거대한 걸 마주하게 될 겁니다. 팬들을 마주해야 하고, 경기하러 여행해야 하고, 조직의 엄청난 압박과 요구에 부응해야 하고…. 그래서 좋은 코치, 좋은 조직, 듣고 배우려는 사람들이 있는 게 중요합니다.”


뱅거 감독은 “스포츠에서 두려움은 모든 악의 어머니”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감독들은 어린선수들에게 실수와 두려움을 버리라고 한다”면서 “실수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실수에서 배우고, 결정 내리도록 격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의 핵심은 선수의 판단력을 키우는 거라고 덧붙였다. 근데 이모든 게 본인이 원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최정상 선수는 고속으로 다중 정보를 처리하고,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20년 전 밀란전 골 기억나?’라고 물으면 ‘네, 이렇게 했어요’ 하며 상세히 말합니다. 기억력이 왜 중요하냐면 과거에서 배워서 새로 부딪힐 미래에 대응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젊은 선수가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22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월드컵축구 킥오프 세션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공인 축구공을 들어보이며 연설하고 있다./ 최우석 기자

22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월드컵축구 킥오프 세션에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월드컵 공인 축구공을 들어보이며 연설하고 있다./ 최우석 기자


이에 앞서 올해 월드컵 공인 축구공을 들고 나온 인판티노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 공은 축구공이 아니다”면서 “이것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의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공을 만져보라며 공을 객석으로 던졌다.

인판티노 회장이 객석으로 던진 2026냔 월드컵 공인 축구공.

인판티노 회장이 객석으로 던진 2026냔 월드컵 공인 축구공.


인판티노 회장은 참석자들이 공을 돌리며 셀카를 찍는 등 행복한 표정을 짓자 “방안 가득 미소가 퍼진다”면서 “벌써 마법이 시작됐다”고 웃었다. 올해 북중미 월드컵은 오는 6월11일 개막해 7월19일 결승전과 함께 폐막된다.

인판티노 회장은 “요즘 우리는 행복하고 기쁜 것을 잊어버리고 있다”면서 “모두 각자 삶의 문제와 고민이 있겠지만, 축구로 전 세계 커뮤니티에 기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축구는 가장 민주적인 스포츠이기도 하고, 우리는 세계를 하나로 묶습니다. 물론 월드컵으로 세계를 통합하죠. 이번 월드컵은 정말 특별할 겁니다. 세계경제포럼이니 경제 얘기도 해보겠습니다.”

그는 “월드컵의 경제 효과는 세계무역기구(WTO) 추산 약 800억 달러”라면서 “전 세계에 82만500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되고, 200억 달러 이상의 임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통합의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특히 공동 개최국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예를 들었다. 미국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려고 할 때 이들 세 나라는 월드컵 유치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독 개최가 아니라 3국이 함께 개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것이 바로 이 공과 트로피의 마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FIFA 사상 최초로 48개 팀, 48개국,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3개국 16개 도시에서 104경기를 치르면서 경기장에 700만 명의 관중이 오고, 전 세계 60억 명이 월드컵을 시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달전부터 입장권 판매에 들어갔는데 700만장 구입을 위해 5억명이 신청했다”면서 “신청 1위국가는 미국, 2위는 독일, 3위 영국 순”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100년 (첫 대회 1930년) 동안 총 5000만 장을 판매했는데. 이번 4주 만에 1000년 치 월드컵 입장권 구매 신청이 들어왔다”고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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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월드컵 경기중에는 세계가 멈춘다고도 했다. 브라질에서는 국가대표 경기가 열리는 시간엔 범죄조차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공이 굴러가기 시작하니까 마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사건 사고가 없었고 영국 훌리건 체포도 없었다고 했다.

인판티노 감독에게 올해 월드컵에 어떤 신 기술이 적용되느냐고 물었더니 “AI 등 각종 첨단 기술을 활용해 투명하고 공정하고 데이터가 축적되는 경기 운영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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