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왼쪽)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위스 다보스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그린란드 위기’ 국면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위를 지나치게 맞춰준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 왔다. ‘저자세 외교’가 외교적 승리를 낳았다는 반전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그린란드를 둘러싼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거둬들였다”며 “나토 수장인 마르크 뤼터가 ‘트럼프 조련사’라는 명성을 더욱 굳힐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까지 이어진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영토 관련 무력 사용 배제 원칙을 밝히고 유럽 8개국을 상대로 한 관세 부과 위협을 철회한 것이 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뤼터 사무총장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를 계기로 만난 뒤 이같이 밝혔다. 뤼터 사무총장은 회담에서 나토가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 전체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영토 야욕을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나토 대변인은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그린란드 주권에 대한 어떤 타협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NN은 “그(트럼프 대통령)가 탐내는 영토를 무력으로 병합하는 것은 배제하면서 나토의 미래를 위협했던 문제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렸다”고 평가했다.
1967년생인 뤼터 사무총장은 2024년 10월부터 나토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았다. 그 이전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역대 최장수 네덜란드 총리를 지냈다. 극단적 다당제로 분류되는 네덜란드에서 네 차례 여당 연정을 이끌며 국내외 다양한 스캔들을 이겨내 ‘테플론 마크’라고 불리기도 했다. 테플론은 프라이팬 등에 쓰이는 이물질이 눌어붙지 않도록 만드는 코팅 소재로, 정치적 위기를 넘기는 데 능하다는 함의를 지닌다.
뤼터 사무총장은 재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아첨’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이란 분쟁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서 그를 ‘아빠’에 빗댄 일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갈등을 ‘싸우는 두 아이’에 비유하자 대응한 것이었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해 나토 회원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못 이겨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5%까지 올리기로 약속한 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외교 성과”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다보스 회동을 앞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리아, 가자, 우크라이나에서 보여준 당신의 업적을 다보스에서 널리 알리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로 알려졌다.
AP 통신은 “그(뤼터 사무총장)는 트럼프와 대화하는 특별한 방식을 통해 미국과 트럼프 행정부가 건설적인 방식으로 나토에 계속 참여하도록 만든 것 같다”는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부소장의 분석을 전하면서 “비결은 (트럼프와) 논의한 내용을 거의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매력과 아첨을 활용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왼쪽)이 지난해 10월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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