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장남이 스트레스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답한 뒤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고 있다.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23일 결혼한 장남의 ‘위장 미혼’ 상태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장남이) 혼인 관계 파경으로 발병해서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손수건으로 눈가를 닦았다. 이 후보자는 장남의 대입 과정에서 ‘할아버지·아빠 찬스’가 있었다는 의혹도 부인하면서 “돌을 맞는 일이 있더라도 이 장벽을 뚫겠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이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2023년 결혼한 장남이 이 후보자 부부의 원펜타스 청약 당첨 이후인 지난해 4월에야 분가한 이유에 대해 “장남이 혼례를 올린 이후 두 사람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관계가 깨져 장남이 혼례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2024년 7월29일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신청 과정에서 결혼한 장남을 미혼으로 위장해 부양가족으로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 장남은 이미 2023년 12월16일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 전 서울 용산구 아파트에 전세계약도 맺었다. 장남은 혼례를 올린 후 1년5개월간 신혼집으로 가지 않고 이 후보자 부부와 함께 살다가 청약 당첨 이후인 지난해 4월30일에야 분가해 용산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했다. 공교롭게도 국토교통부가 주택 부정 청약 점검 결과 390건을 적발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공표한 다음 날이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계가 파경이 됐던 신혼부부가 1년5개월이 지나서야 같이 다시 살게 됐는데, 왜 하필 그날이 국토부가 원펜타스의 부정 청약 조사 결과를 발표한 그 바로 다음 날인가”라고 따졌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실은 그 시기에 (장남이) 발병해서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며 “관계가 파경이 되면서 정신적인 압박과 스트레스 등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서 발병해서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한 뒤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이 후보자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청약 과정이) 명백하게 불법인데 집을 내놓을 용의가 있냐”고 묻자 “수사 기관의 결과에 따라서 따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는 “부정 청약을 했다는 생각이 1도 없다”고도 했다.
장남의 대학 입학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의 장남은 아버지 김영세 교수가 재직 중인 연세대 경제학과에 2010년 ‘사회기여자 전형’으로 입학했던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당시 연세대 모집 요강상 사회기여자는 ‘학술·문화·예술·과학 등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거나,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한 자 또는 그의 자녀 및 손자녀’로 규정된다.
이 후보자는 “연세대 기준상 국위선양자의 훈장 종류를 정해놓고 있는데, 시부(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가 평생 공무원일 때의 공적을 인정받아서 청조근조훈장을 받았기 때문에 그것으로 자격 요건이 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은 “2010학년도 연세대의 100페이지 분량의 수시모집 요강에 사회기여자 전형 중 훈장을 받아야 국위선양자로 인정된다는 어떤 조항도 찾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임이자 청문위원장은 “헌법 제11조 3항은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남 취업 과정에서도 ‘아빠 논문 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의 장남은 2023년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채용 과정에서 아버지 김영세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을 이력서 경력 사항으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후보자는 “그러고 나서 바로 사과를 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전직 인턴은 언론 인터뷰에서 “위증이고 이후에도 이 후보자의 폭언은 계속됐다”고 반박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책에서 ‘갑질 근절이 후보자가 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했는데, 후보자 책에 의하면 후보자 같은 사람은 근절돼야 맞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장에서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에게 폭언하는 녹음을 수차례 틀었다. 청문회가 시작하기 전에는 이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했던 폭언을 상징하는 “야!!!!!!”라고 적힌 종이 피켓을 노트북에 붙였으나 임 위원장의 중재로 뗐다.
여당 의원들도 이 후보자를 질타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기혼 자녀를 부양가족으로 신고해서 청약 가점을 얻었다면 명백한 청약 질서 교란 행위로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정태호 의원도 “부정 청약을 했다면 그 자체로 자격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인턴 보좌진에게 그렇게 폭언했다는 것을 두고 기본 인성의 문제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안 할 수 없다”며 “국위선양자 전형도 (장남이) 할아버지 잘 만나서 그 자격을 얻은 것 아닌가. 그 자격을 얻지 못한 대한민국 손자들은 어떻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자는 “여러 의혹 제기 때문에 통합은 바래고 개인적인 의혹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 자체가 대통령과 국민주권 정부에 제가 폐를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저 한 사람이라도 돌을 맞는 일이 있더라도 이 장벽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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