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상훈 |
유럽연합(EU)이 통신사와 콘텐츠 사업자(CP) 간 ‘망(網) 사용료’ 분쟁에 대해 규제 기관이 중재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구글·넷플릭스 등 빅테크와 통신사 간 망 사용료 분쟁이 불거진 국내에서도 입법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U 집행위원회는 21일(현지 시각) 여러 분야에 흩어진 통신 규범을 하나로 묶은 ‘디지털 네트워크법(DNA)’을 발의했다. 법안의 핵심은 ‘자발적 조정 절차’다. 통신사와 빅테크 간 망 사용료 협상이 결렬될 경우, 규제 기관이 의무적으로 조정 회의를 열어 중재에 나서도록 규정했다. 합의가 불발되면 규제 기관이 내는 가이드라인을 양측이 따라야 한다. 업계에서 논란이 되는 망 사용료에 대한 원칙을 법제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망 사용료 논쟁은 트래픽을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하느냐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유튜브, 넷플릭스 빅테크가 대량의 인터넷 트래픽을 유발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CP들은 “망 사용료는 이미 이용자들이 요금으로 지급한 것인데 망 사용료 부과는 이중 과금”이라고 맞선다.
EU가 DNA 입법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기존 콘텐츠 수요에 더해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AI는 모델 훈련과 운영 과정에 대규모 데이터 이동이 필요하다. 막대한 트래픽 증가를 유럽 통신사만 부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망 사용료 논의로 이어진 것이다.
EU의 이번 입법 추진은 국내에서도 추진 중인 망 무임승차 방지법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통신사들이 넷플릭스·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를 상대로 망 사용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망 사용료가 ‘디지털 무역 장벽’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면서 관련 법안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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