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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내려도 요지부동 전기요금…위기업종만이라도 낮춰야"

연합뉴스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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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3년간 70%↑…세계 각국, 인상억제로 산업경쟁력 보호
'기업이 전력·요금 선택하도록' 전력산업 재편 필요성 제기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산업용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 요인이 된 국제유가가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데 따라 전기요금을 낮추거나 위기 업종만이라도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저렴한 전력 공급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기업 선택권 확대의 관점에서 전력 산업의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률[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률
[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료비 조정단가, 15분기 연속 상한선 유지

대한상공회의소는 23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한국자원경제학회와 공동으로 '산업경쟁력 강화와 전기요금 세미나'를 개최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러·우 전쟁 발발로 글로벌 연료비가 급등한 뒤 7차례에 걸쳐 약 70% 인상됐다. 마지막 두 차례 인상인 2023년 11월과 2024년 10월에는 주택용은 동결하고 산업용만 올렸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최근 국제 유가는 급등 전인 60달러대 후반보다 낮은 60달러 초반에서 안정됐다.


그런데도 연료 가격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장치인 연료비 조정단가는 2022년 3분기 이후 15분기 연속 kWh당 5원의 상한선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은 2024년 8조원에 이어 지난해 14조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도 에너지 가격 안정세에 따라 흑자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주요국 산업용 전기요금 추이[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요국 산업용 전기요금 추이
[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산업용 전기요금 이미 한계 상황"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발제에서 "산업용 요금은 이미 한계 상황이므로 추가 인상은 곤란하며, 주택·농사용 등 타 용도의 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 최대 사용 전력 기준으로 부과하는 기본 요금 산정 방식의 유연화 ▲ 기업 이탈 방지를 위한 산업용 요금 인하 ▲ 위기 업종의 전력 산업 기반 기금 부담 완화 등 요금 구조의 전면적 혁신을 주문했다.

산업용 요금의 전체적 인하가 어렵다면 철강, 석유화학 등 구조적 위기 업종에 특화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철강업은 온실가스 무상배출량 축소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에 따라 3조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탄소 감축을 위해 확대 도입 중인 전기로는 기존 고로에 비해 전력 소모가 10배가량 많다.

글로벌 공급 과잉 여파로 구조 재편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 산업은 고부가·첨단소재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을 위해 특례 전기요금제 마련 등 비용 경감책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세계 각국도 산업 경쟁력 보호 차원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독일은 올해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한 상한제를 시행할 예정이고 영국도 전기요금 인하가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전력 직거래를 적극 권장하고 전력 판매 경쟁을 확대해 전기요금을 구조적으로 낮추고 있다.

한전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옥 [촬영 정회성]

한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사옥 [촬영 정회성]


◇ "기업들 탈한전 추세 확산…선택권 확대해야"

당장의 요금 인하보다 근본적 대책으로서 기업이 필요에 따라 전력과 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력 산업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전 이외의 다양한 전력 구매 계약 확대, 한전의 투자 부담 완화와 전력망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한 민간 참여 허용, 나아가 전력 판매 경쟁을 통해 원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율적 전력 시장 제도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한전으로부터 벗어나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탈한전 추세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는 현행 전력 시장이 기업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분산 에너지 시대와 에너지 신산업화에 맞게 기업들의 전기요금 선택권을 다양화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자원경제학회장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원가와 연동되지 않는 전기요금 체계는 에너지 소비와 국가 자원 분배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전력 산업 발전을 제약한다"며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서도 제도 개선이 빠르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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