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비이자이익 날개 달며 18兆 시대
지주 회장들 비은행 현장으로… 체질개선 한창
[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코스피 지수가 꿈의 5000을 찍으며 자산시장의 판도가 뒤집혔다.
전례 없는 ‘머니무브’속에 국내 금융지주들의 생존 전략도 비은행 중심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대출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리딩금융의 승부처는 ‘비은행 경쟁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추정하는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8.4조원대로 전년(16.5조) 대비 약 11%가 늘어났다. 역대 최대치다.
사상 최대 실적 배경에는 WM(자산관리)·IB(투자은행)·카드·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자리잡았다.
지난해 4대 금융의 이자이익 시장 전망치는 약 101.5조원대로 지난해보다 4.1% 줄었다. 이자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빈자리는 비이자이익이 채웠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여신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증시 호황에 따른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전체 수익을 끌어올렸다.
올해도 대출 규제와 시장금리 변동으로 4대 금융의 이자이익은 103.6조원대로 2024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강력한 대출 규제와 시장금리 변동성이 맞물리며 더 이상 ‘이자장사’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국내 금융지주가 비은행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KB금융은 보험과 증권 등 이미 확보된 탄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그룹 차원의 통합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부동의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WM, 중소법인 등 핵심 비즈니스에서의 경쟁을 강화하고, 새로운 시장과 사업에 대한 도전을 위해 특단의 각오와 노력을 당부한 바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 “은행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증권사 있다”며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의 증권사 이탈, IMA의 등장이 은행경영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하나증권의 발행어음 판매 행사에 직접 참여해 아낌없는 지원을 강조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처음으로 4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매매평가익과 수수료이익이 3분기 누적 최대치에 달하는 등 13년 만의 최대 비이자이익을 거둔것으로 추산된다.
우리금융도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퍼즐을 완성하며 비은행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그룹 경영전략 워크숍’을 통해 은행·보험·증권 등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채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종합금융그룹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입체적인 금융 솔루션을 구현할 것을 주문했다.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수익 비중을 2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3분기 은행 의존도는 82.0%로 2024년 말보다 14.5%포인트(p) 낮아졌다.
신한금융도 신한라이프와 신한카드를 중심으로 비은행 이익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며 첫 5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 이상 늘어난 5조2000억원대로 점쳐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스피 5000 시대 진입은 과거 은행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모델이 수수료 기반의 종합금융 체제로 전환되는 결정적 변곡점이 됐다”며 “그룹 성장 엔진은 비은행으로 옮겨가는 중으로 단순 대출보다는 IB 수수료와 자산관리, 외환 등 전문적인 금융 서비스 역량이 금융지주의 실질적인 기초 체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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