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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대신 ‘매각’ 택해…세대교체 앞둔 시장 ‘반면교사’되나 [주간 ‘딜’리버리]

헤럴드경제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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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인베, 행동주의 표적…“경영권 매각 첫 사례 기록될 듯”
1세대 창업주 물러나 세대 교체 국면…거버넌스 이양 성공 방정식 ‘고민’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스틱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캡처]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스틱인베스트먼트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업계도 놀랐다. 최대주주가 본인 지분을 거의 다 팔고 나갈 줄은 몰랐다(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A씨).” 1세대 ‘맏형’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의 경영권 매각 소식에 금융투자업계가 술렁였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지분 변동을 넘어, 토종 운용사들이 마주한 ‘승계’라는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용환 스틱 회장은 스틱 보유지분 13.46% 중 11.4%를 미리캐피탈에 매각할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이후 미리캐피탈은 스틱의 최대주주(24.9%)가 된다.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이 출범 20년여년을 훌쩍 넘긴 가운데 도 회장의 이번 결정은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PEF는 세습 불가능한 비즈니스’라는 점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제조업과 달리 운용사(GP)는 ‘사람’이 핵심 자산이다. 핵심운용역의 능력과 그간 쌓아온 트랙레코드는 영속적이지 않다.

대형 PEF 운용사 대표 B씨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필연적이라 GP로서의 역할을 물려주기 어렵다”며 “결국 주주권 분쟁이 계기가 돼 본인의 자산 현금화(캐시아웃)한 성격이 짙어보인다”고 진단했다.

방식 면에서도 이례적이다. 통상적인 ‘내부 승계’ 공식을 깼기 때문이다. 글로벌 PEF 대표 C씨는 “기존 토종 PEF들은 창업자가 함께 일하던 동료나 후배 파트너에게 지분을 나눠주며 물러나는 것이 관례였다”며 “스틱 사례는 외부 자본에 회사를 넘기는 ‘제3자 매각’이라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새로운 형태”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가 경영권 매각의 출발점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틱은 2021년 모회사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디피씨에 합병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했지만 콜버크크레비스로버츠(KKR)나 블랙스톤처럼 창업자의 경영권을 방어할 차등의결권 등 장치가 없었다.


IB업계 관계자 D씨는 “스틱은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파트너들에게 투명하게 지분을 나눠주면서 승계하려고 했을 것”이라면서도 “도 회장이나 기존 파트너들의 지분이 낮은 상태로 상장해 행동주의의 표적이 됐다”고 지적했다. 상장 후 차세대 파트너들의 지분 매입,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등을 통해 장기적인 세대 교체를 시도할 수 있었지만, 국내 제도 상의 한계로 이른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딜을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운용사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세대들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면서, 글로벌 자본과 결합하거나 대형 운용사끼리 합치는 합종연횡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토종 PEF 대표 E씨는 “PEF도 넓은 의미의 자산운용사인 만큼 지배구조의 변동과 매각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개인이 최대주주인 1세대 운용사들에게는 깊은 고민과 함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 셈”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2022년 스웨덴 EQT파트너스가 아시아계 베어링PEA를 인수하는 등 대형 운용사 간 결합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스틱의 새 주인이 될 미리캐피탈의 벤 그리피스 CEO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틱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며 외국 무대로의 확장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다만 과제는 남았다. 주인이 바뀐 뒤에도 핵심 인력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다. 출자자(LP)들은 운용사의 간판보다 운용역의 면면을 보고 투자금을 맡기기 때문이다.

외국계 PEF 대표 F씨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운용사 간 M&A가 흔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이제 막 첫발을 뗀 단계”라며 “이번 딜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한국 PEF 시장도 ‘사람 중심’에서 ‘시스템 중심’으로 재편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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