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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 저지했으나 위법성 없다”…경호처 전 간부들 첫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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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김성훈 등 경호처 전직 간부 첫 재판
사실관계 대체로 인정하고 고의·위법성 부인
영장 집행 방해 인정된 ‘尹 판결문’도 증거로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해 기소된 대통령경호처 간부들 첫 재판이 열렸다. 이들은 당시 사실관계에 대해선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고의가 없었다거나 사실오인에 따른 행위로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이현경)는 23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방해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경호처 박종준 전 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과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024년 12월30일 발부받은 체포·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것을 이듬해 1월까지 위법하게 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 연합뉴스


공소사실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김성훈 전 차장이 비화폰의 통화기록 등 정보를 수사기관이 볼 수 없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는 대통령경호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다. 두 번째는 1차 영장 집행 때 피고인 모두가 이를 방해했다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다. 세 번째는 2차 영장 집행 때 전 김 전 차장과 이 전 본부장이 공모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차벽과 철조망을 설치하거나 위력 순찰을 했다는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다.

박 전 처장 측은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 변호인은 “대통령 본인과 대통령 변호인단의 발표 등으로 영장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있었고, 피고인은 본인의 승낙 없이 대통령 관저 정문을 열고 진입한 영장 집행 공무원을 저지하는 것이 범죄가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설령 영장이 적법했다고 하더라도 적법성에 대한 착오에 기인해 방해의 고의가 조각되거나,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어 벌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전 본부장과 김 전 부장 측은 지시에 따른 것일 뿐 공무집행을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했다.

이 전 본부장 변호인은 “경호처 상관인 처장의 지시를 거역할 수 있는 사람은 없고 이는 김성훈 전 차장 역시 마찬가질 것”이라며 “처장과 차장을 받드는 본부장으로서 상관의 지시를 거역할 수 없었고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해 범죄 성립요건 중 하나인 책임이 조각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 변호인 역시 “박종준의 지시에 따라 영장 집행 담당 공무원의 영장 집행을 최소한으로 저지한 행위에 불과하다”고 했다.


탄핵심판 변론 출석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뒤 김성훈 전 경호차장. 연합뉴스

탄핵심판 변론 출석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 뒤 김성훈 전 경호차장. 연합뉴스


김 전 차장 측은 2차 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소지 지시하는 등 위력 순찰을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재판장이 “(위력 순찰이란) 사실관계는 있었으나 피고인의 지시가 아니란 입장이냐”고 묻자 김 전 차장 변호인은 “네”라고 답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박 전 처장 등 경호처 간부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이들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사건에 공모해 영장 집행을 막은 것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윤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사실관계가 동일한 만큼 앞선 유죄 판단이 이번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검은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판결문을 증거로 추가 제출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는 박 전 처장과 이광우 전 본부장이 출석했다. 공판을 시작하기 전 검찰과 변호인이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방법에 관해 논의하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경호처 전 간부들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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