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정말로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될까.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으로 인해 초유의 선택을 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3일(한국시간) "트럼프를 둘러싼 월드컵 보이콧? 축구계의 가정은 이제 더 이상 가볍게 넘길 수 없다. 2026년 여름 유럽 국가들이 정말로 월드컵을 보이콧할 수 있을까? 2026년에 이런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라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드러낸 미국과 갈등을 겪으면서 월드컵 철수가 하나의 정치적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독일이 먼저 움직이는 모양새다. 외국 정책 담당 대변인 위르겐 하르트가 직접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정치계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독일 'DW는 "유럽과 미국의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유럽 주도의 2026 월드컵 보이콧 요구가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다. 정치인, 팬, 축구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 특히 그린란드 사태와 관련된 조치들이 월드컵 참가에 문제를 야기한다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 축구 연맹(UEFA)은 이번 주 여러 축구 협회 회장들이 참석한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로 유럽 8개국에 부과한 10% 관세가 주요 의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NATO)와 합의가 '체결'될 경우 이러한 해당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DW에 따르면 UEFA 회의에 참석한 8개국은 노르웨이,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덴마크, 스웨덴, 북아일랜드, 핀란드다. 앞의 5개 국가는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덴마크와 스웨덴, 북아일랜드는 유럽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핀란드는 본선행이 좌절됐다.
DW는 "앞서 언급된 회의는 월드컵 보이콧을 위한 유럽 차원의 공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월드컵 48개 참가국 가운데 16개 팀이 유럽 국가이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클럽들 역시 유럽에 포진해 있는 만큼, 유럽 축구협회들이 움직일 경우 전 세계 축구계가 이를 주목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일부는 동참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일단 독일 측은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독일축구협회(DFB)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연방의회 외교위원회 위원인 로데리히 키제베터 의원은 보이콧을 위해 반드시 군사적 행동이 필요하진 않을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트럼프가 그린란드와 관련한 발표와 위협을 실제로 이행하고 EU와 무역 전쟁을 시작한다면, 유럽 국가들이 월드컵에 참가하는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반면 크리스티아네 쉔더라인 독일 스포츠부 장관은 "메이저 스포츠 이벤트 참가나 보이콧 결정은 정치인이 아니라, 오직 해당 스포츠 단체의 권한"이라며 말을 아꼈다. DFB는 해당 사안에 관한 DW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일단 유럽은 하나로 뭉치는 분위기다. 가디언은 "개별 협회 차원이든 혹은 UEFA 주도로든 공동의 입장을 정립해야 하거나 최소한 그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점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이후 어떤 형태의 합의 윤곽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이런 발언들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그럼에도 내부 결속은 강화되고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지도부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밀접한 관계는 유럽 축구가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FIFA가 스스로를 정치화하기로 선택했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으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라는 UEFA 회원국에 명백히 속한 영토를 향해 야심을 더 노골화할 시 후폭풍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22년 2월엔 러시아가 국제 축구 무대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다른 국가들이 일제히 경기를 거부한 것. 가디언은 "만약 미국이 군사력을 투입한다면 왜 다르게 취급돼야 하는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도 월드컵 개최국 지위를 그대로 인정받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라고 짚었다.
만약 독일이 월드컵을 보이콧한다면 FIFA로서도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독일은 1954 스위스, 1974 서독, 1990 이탈리아, 2014 브라질 대회 우승국으로 브라질 다음으로 우승이 많은 국가다(이탈리아와 공동 2위). 이번 대회에선 에콰도르, 퀴라소,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E조에 속해 있으며 플로리안 비르츠, 안토니오 뤼디거, 요주아 키미히 등 스타 플레이어도 여럿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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