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양성 토론회에서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이 의사인력 양성규모 심의기준 및 적용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정부가 내달 설 연휴 전까지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료계와 적정 정원을 두고 논의에 나서고 있다.
현재 의대 정원은 2024년 2000명이 늘어난 5038명이지만, 정원 조정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차가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25학년도 입시에선 의료계 반발로 의대 정원인 5058명에 못 미치는 4565명을 모집했다. 이어 2026년도 입시에서는 이전 정원인 3038명으로 회귀했다.
현재 의대 정원 논의는 3058명을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어 통상 ‘증원’이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감원’ 논의인 셈이다.
이처럼 의사수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지면서 환자 단체는 당장 치료받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의료계는 3058명 정원에서 증원되는 상황에 주목해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라며 제동을 걸고 있어 협의 과정이 순탄치 않다.
정부, 설 연휴 이전까지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키로
23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최근 회의에서 의사인력규모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제시한 여러 수요·공급 모델을 조합한 6가지 모델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6가지 모델에 따라 2037년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의사 수는 2530명~4800명이 예상된다.
여기에 203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공공의대와 지역신설의대에서 2037년까지 모두 600명의 의사를 배출할 것이라는 가정을 더하면, 현재 운영 중인 비서울권 의대의 실제 증원 규모는 1930명에서 4200명 사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추계위의 추산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계획으로, 산술적으로 적게는 매년 약 400명, 많게는 약 800명을 추가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의정갈등에 따른 수업 거부로 2024학번과 2025학번 재학생 6000여명이 함께 수업을 듣는 ‘더블링’ 상황과 입학정원이 10% 이상 바뀔 경우 각 의대가 주요변화 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점, 급격한 정원 변동에 교육여건 악화 등을 막기 위해 상한율을 10% 또는 30%로 놓고 증원 규모를 정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보정심은 추가 논의를 거쳐 설 이전까지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 중인 보정심 논의가 내년 정원을 결정하지 못하면 2027년 정원은 5058명이 된다.
환자 단체 “의사수보다 현재 의료 현장 작동 여부가 더 중요”
정부가 정원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숫자보다 응급·중증·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이 주가 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정부는 계속 숫자만을 발표하고 있는데, 중증질환자들에게 (추계 기준시점인) 10년은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의료는 오늘 치료를 받아 살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의사가 몇 명인지가 아니라 응급·중증·필수의료의 현장 작동 여부이며, 의사 인력 정책은 장기 전망이 아니라 지금 작동하는 현실 대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연 영월의료원 외과 과장은 ‘보건의료 수요가 상당히 늘어나 의사들이 할 일도 많아질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추계는 추계일 뿐이고, 당장 다음 달부터 어떻게 의사들을 지역·필수·공공의료에 끌어들일까 하는 게 훨씬 중요하고 힘든 과제”라고 말했다.
추계위 추산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도 의료계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원장은 “추계위 추산은 의사의 생산성 등 변수와 시뮬레이션 등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정책 실패의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하며 “추계와 심의 과정에서 임상 의사가 배제되는 등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의사 인력 규모 결정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지역·필수 의료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일 종합적인 의료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의사인력 양성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인사말을 듣고 있다.[연합] |
한편 최종 의대 정원이 확정되면 대학별 증원분 배분은 이후 복지부와 교육부가 진행한다.
각 대학은 정원 조정에 관한 학칙 개정을 거쳐 4월 말까지 대학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변경된 2027학년도 모집인원을 제출하고, 5월 말에는 이러한 사항이 모두 반영된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요강을 발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