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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사적 유용' 감사 결과에 내부 시끌…"꼬리 자르기"

연합뉴스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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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공무원노조 "사태 본질은 외압…실무자에 책임 전가"
궁능유적본부장 '중징계' 요구에 반발…"당시 청장 고발 우선돼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경회루 비공개 방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경회루 비공개 방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국가유산청이 경복궁, 종묘 등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이 불거진 김건희 여사를 고발한 가운데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국가유산청지부는 23일 성명을 내고 "국가유산 사유화 사태의 본질은 외압"이라며 "실무진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에 깊은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자체 감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국가유산 사적 유용 의혹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감사 결과, 김 여사는 2024년 9월 국가 공식 행사나 외빈 방문에 따른 영부인 접견이 아닌데도 사적인 목적으로 종묘에서 차담회를 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수장고 출입 논란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수장고 출입 논란
[연합뉴스 자료사진]


평소 내부 관람이나 출입이 제한되는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왕이 앉는 의자인 어좌(御座)에 오르거나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를 시찰했다는 의혹 등도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지난 21일 김 여사를 공무집행방해·문화유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궁·능을 관리하는 책임자인 이재필 전 궁능유적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중징계를 요청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이 전 본부장이 '김건희의 국가유산 사적 유용에 대한 부작위·직무 태만' 행위를 했다고 명시했다.

또 망묘루 사용료의 2배에 해당하는 징계 부가금 200만원도 부과하기로 했다.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노조는 "이번 사태의 핵심은 국가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권력의 부당한 요구와 그에 따른 행정 절차의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당시) 대통령실의 연락과 지시를 받고 움직인 궁능유적본부장에게 '중징계'라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식 보복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중징계받을 정도의 사유라면 당시 국가유산청의 최고 결정권자인 (최응천) 전 청장에 대한 '형사' 고발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유산청 수장이었던 최 전 청장은 작년 7월 퇴임했다.


노조는 "사태의 근본 원인인 외압의 실체는 외면한 채, 실무 책임자에게만 중한 책임을 묻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공직 사회의 사기를 꺾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망묘루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의 망묘루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궁능유적본부장에 대한 중징계 요청을 즉각 철회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가유산청은 외부 압력으로부터 조직원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촉구했다.

국가유산청 공무원노조는 후원 회원을 포함해 약 760명이 활동 중이다. 국가유산청과 소속·산하 기관 직원 가운데 74∼75%에 이른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연대 성명을 내 "행정의 책임은 실무자 개인이 아닌 시스템과 결정권자에게 있다"며 '합리적인 징계 절차'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책의 최종 결정권을 가졌던 당시 수뇌부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명 없이 실무자만을 문책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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