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제작 ㈜온다웍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개봉을 앞둔 2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다. 계유정난이 조선을 뒤흔든 뒤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지로 간 단종과 뜻하지 않게 그와 함께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극중 유배지 마을 촌장 엄흥도(유해진)과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을 마치 부자처럼 느껴진 데 대해 장항준 감독은 "저뿐 아니라 현장의 모든 사람이 느꼈다. 실제로 유해진씨가 박지훈씨를 아꼈고, 박지훈씨도 이해는 안 되지만 되게 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희한하게도, 처음부터 좋아했다. 그리고 계속 연기해가면서도 가까워지고 믿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두 사람 신은 걱정 안 해도 되겠구나'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약한영웅'에서 박지훈의 눈빛을 봤다. 심연에 침잔해 있는 눈빛이 좋았다. 저 나이에 저렇게 할 수 없는데. 분노와 감정들이 쫙 가라앉아 있는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것이 인물에 힘을 쥐 않나. 솟구쳐서 터지는 순간을 봤다"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은 "저희가 그리려는 단종이 흔히 알듯 나약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었다"면서 새로운 해석을 가미한 지점을 밝혔다. 그는 "실제로 기록을 보면 단종이 총명해서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았고 대신들도 기대했다고 한다. '원손'부터 시작해 왕이 된 유일한 코스라고 들었다. 태어날 때부터 왕이었던 사람, 아버지 할아버지가 왕이고 어머니 할머니가 모두 왕비였던 적통 중의 적통"이라면서 "비겁하고 나약했을 거라 생각하는 건 결과론적 추측이 아닌가. 정치적으로 희생됐을 뿐 전혀 다른 사람이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초기에는 상당히 주도적으로 정사를 펼치려 투쟁한 기록도 있더라. 12살이 쉽지 않다. 강단있는 데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훌륭한 왕이다. 굉장히 똑똑하고 강인하고 심지가 곧은 인물이었을 것이다 했다. 마을사람과 동화되면서 백성을 위한 왕은 어떄야 하는지, 수동적인 삶을 버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며 영월 광천골에서 성군의 자질을 학습했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에선 단종 복위운동에 대한 설이 있다. 저희는 그 중 하나인 '알고 있었다'로 갔다. 금성대군은 복위운동으로 사약을 받은 거니까. 상상을 해볼 수 있지 않나. 밥도 넘어가고 괜찬은 상황에서 우군인 삼촌이 편지를 보냈을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튀할 것인가. 저는 거기서 강한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로 나뉜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강한 인물로 설정했다"고 부연했다.
장항준 감독은 "그런 면에서 박지훈씨가 양자의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박지훈의 연기가) 좋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박지훈씨도 막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다. 20대 같지 않은 성격이다.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유명한 대스타지만 대스타가 되어도 안 흔들리겠구나 했다. 굳이 제가 들뜨게 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은 다만 박지훈과 첫 만남에 살이 찐 모습에 놀라 감량을 주문했다고. 그는 "체중감량 이야기를 했다. 같은 사람인가 했을 정도였다. 체감적으로는 영화 2배 정도였다. 시쳇말로 뭣됐다 했다. 살빼라고 해야 되는데 쉽게 빠질 살 같지도 않았다. 근육에 살이 있는 것 같아서. 영화에서는 말라 보이는데 근육에 살이 있더라. 만나고 만나는데 살이 안 빼길래 '나의 유작이 되겠구나' 하던 중에 3~4번쨰 만남에서 박지훈씨가 하기로 했다. 헷갈렸다기보다 엄두가 안 났다고 하더라. 이런 큰 역할을 할 수가 있나. '꼭 했으면 좋겠다'고 설득을 했다. 그러고 1~2주 있다가 만났더니 살이 쫙 빠져서 나타났더라. 운동을 했냐 했더니 '운동하면 안된다'더라. 볼 떄마다 놀랄 정도로 쭉쭉 빠졌다. 의지도 상당한 친구다. 큰 배우가 되겠구나 했다. 초창기에 많이 우려먹어야겠다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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