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통령실에 모인 국무위원들에게 “내 처(김건희 여사)도 모른다. 아마 내가 오늘 집에 들어가면 처가 굉장히 화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1심 판결문에는 12·3 비상계엄 당시 대통령실 내부 상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가 작성한 340여 쪽 분량의 판결문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당일 오후 8시 30분쯤 대통령 집무실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났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박 전 장관과 이 전 장관에게 “오늘 밤 10시쯤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한다”, “종북 세력 때문에 국가 기능이 망가질 지경”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계엄 관련 지시 사항이 담긴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계획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계엄 선포를 위해서는 국무회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국무위원 소집을 제안했다. 이후 밤 10시 이전 대통령실에 도착할 수 있는 국무위원들을 중심으로 긴급 소집이 이뤄졌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은 오후 8시 50분쯤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원래 국무위원들도 부르지 않고 그냥 선포하려 했는데 불렀다. 내 처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종북 좌파를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나고, 경제든 외교든 아무것도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전 장관은 ‘70여년간 대한민국이 쌓아온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만큼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재고해 달라’고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듣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이때 조태열에게 동조하면서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한 사람은 없었다”고 명시했다.
한편 12·3 비상계엄 직후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화를 내 부부싸움을 했다는 진술도 나온 바 있다. 지난달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 김건희와 윤석열이 심하게 싸웠고, 김건희가 되게 분노하고 ‘생각하고 있는 게 많았는데’, ‘너 때문에 다 망쳤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라고 밝혔다.
이 진술은 김건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사람한테서 나온 것이라는 게 박 특검보 설명이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은 김건희와 모의해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