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스캠(사기), 인질강도 등에 가담한 한국인 범죄 조직원 73명이 23일 오전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해외에서 한국인 범죄자들을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네 번째로,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송환 작전이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캄보디아에서 조직적으로 스캠 범죄를 벌인 한국 국적 피의자 남성 65명, 여성 8명을 이날 강제송환했다.
피의자들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이날 새벽 4시 15분께 출발해 오전 9시 43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강제 송환된 피의자 전원은 기내에서 이미 체포영장이 집행된 상태로, 즉시 수사기관에 인계돼 수사를 받게 된다.
강제 송환된 피의자들은 한국인 869명에게서 약 486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70명은 로맨스 스캠이나 투자 리딩방 운영 등 스캠 범죄 혐의를, 3명은 인질강도와 도박 등 혐의를 받는다. 가상 인물로 위장하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104명에게 약 120억 원을 편취한 로맨스 스캠 부부 사기단도 포함됐다. 이들은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꾸는 등의 도피전략을 써오다 검거됐으나 지난해 10월 송환 때는 제외됐다. 부부 중 아내는 주로 남성을 타깃으로 로맨스 스캠 범죄를 벌였고, 남편은 반대로 여성을 상대로 ‘총책’ 역할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캄보디아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들 부부 사기단을 이번 송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었다. TF 소속 전성환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는 “지속적으로 캄보디아 법무부를 설득했고, 법무장관이 서신 전달까지 하며 노력해 조건 없는 부부사기단 송환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사회 초년생과 은퇴자들에게서 약 194억 원을 받아 가로챈 사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캄보디아로 도주해 사기에 가담한 도피 사범, 스캠 단지에 감금된 피해자를 인질 삼아 국내에 있는 가족을 협박하고 금품을 갈취한 조직원 등도 송환 대상자에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시아누크빌 51명, 태국과 접경지대인 포이펫 15명, 베트남 접경지대인 몬돌끼리 26명 등이 적발됐다. 확인된 스캠 단지만 7곳이다.이들 단지에서는 감금·고문을 당하던 20대 남성들이 구출되기도 했다.
이번 대규모 송환 작전은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된 코리아전담반과 국가정보원, 캄보디아 경찰이 장기간 공조 수사를 벌인 결과다. 정부는 이번 송환을 계기로 범죄자들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범죄수익 환수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피의자) 대부분을 현재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코리아전담반에서 검거했다”며 “특히 로맨스스캠 범죄자 15명은 대한민국 경찰이 주도하는 국제 공조협의체의 합동작전에 의해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부산경찰청 49명, 충남경찰청 17명 등 관련 경찰관서로 호송해 구체적인 볌죄 혐의 및 여죄 등에 수사할 예정”이고 부연했다.
서울경찰청은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3명을 송환하기 위해, 호송경찰관 총 13명을 파견하고 차량 3대를 동원해 현재 각 수사관서로 호송 중이다.
그는 “엄정한 수사는 물론 범죄 수익 환수 등 피해 회복을 위한 후속조치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추적, 검거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질서유지 등을 위해 경찰 인력 181명이 동원됐다. 호송에는 버스 10대와 승합차 7대 등이 동원됐다.
이유진 기자 real@sedaily.com인천=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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