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 기간 중 우크라이나 조찬 모임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그린란드 병합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간 갈등이 누그러든 계기를 마련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의 막후 역할이 조명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관세 위협을 접게 만든 데 그의 역할이 컸다는 점에서 ‘트럼프 속내를 읽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더욱 굳혔다는 평가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외교관들과 정치 분석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철회시키고 ‘프레임워크(합의 틀)’ 까지 끌어낸 것에 대해 뤼터 총장의 외교적 승리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때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대서양 동맹을 되살렸다는 평가다.
14년간 네덜란드 총리를 지낸 뤼터 총장은 지난 2024년 나토 사무총장에 취임할 당시에도, 트럼프 1기 때 쌓은 친분을 바탕으로 유럽 언론에서 이미 ‘트럼프의 속내를 읽는 사람’으로 불렸다. 특히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이끄는데 용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다른 유럽 지도자들이 점점 트럼프를 비판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뤼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극찬’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쌓아왔다”며 “외교관들은 요동친 대서양 관계 속에서 나토를 결속시키고 위기를 관리하는 데 뤼터 사무총장이 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갖고 있다. [AP]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뤼터 총장과 회담한 뒤 나토 측으로부터 ‘프레임워크’(합의 틀)를 제안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미국을 위한 위대한 거래”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나토 사무총장의 업무는 언제나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는 뤼터 총장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현재 그가 사무총장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뤼터 총장의 이런 칭찬형 화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공개한 뤼터 총장과의 메시지서도 드러난다. 뤼터 사무총장은 메시지에서 “오늘 시리아에서 대통령께서 이뤄낸 성과는 정말 놀랍다. 나는 다보스에서 언론 인터뷰·미디어 일정들을 활용해 시리아에서의 대통령의 활동과 가자,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의 노력을 부각시킬 것”이라며 “또한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해결책)을 찾는 데 전념하겠다. 빨리 만나 뵙길 고대한다. 진심을 담아”라고 적었다.
또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갈등이 격화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을 ‘말썽꾸러기 아이들’에 비유하자 뤼터는 “대디(daddy·아빠)도 가끔은 강한 말을 써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를 철없는 아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강인한 아버지에 비유한 것이다.
일각에선 뤼터 총장의 이 같은 아부성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는 신호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 말을 못하고 휘둘린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과 유럽 간 갈등 국면을 봉합하자 평가가 달라졌다. 또 그린란드와 북극권 안보 강화를 골자로 한 프레임워크 합의를 제안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무게를 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 부합한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유럽 외교관은 “그가 완벽한 인물은 아니다. 동맹국들은 그와 그의 관리 스타일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어려운 시기에 이 동맹을 하나로 유지하는데 매우 능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일정한 양보를 할 준비가 돼 있었고, 뤼터는 완벽한 대화 상대(interlocutor)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