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가 1조 5000억 원 규모의 초거대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공식화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대규모 투자에 비해 지역에 남을 실질적 효과와 부담 구조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천시는 지난 22일 '사천 스카이시티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사업 시행사인 태왕디엔디와 실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사전심의부터 인·허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행정 지원 체계'를 구축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축동IC 인근 복합유통상업단지에 조성되며, 총 투자 규모는 약 1조 5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사천시는 이를 계기로 AI·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 글로벌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우주항공복합도시 활성화 등 지역 산업 구조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동식 시장은 "민·관이 한 팀이 돼 인·허가 애로를 사전에 해소하고, 2026년 건축허가와 착공, 2028년 준공까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사천을 AI·우주항공 융합 거점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직후부터 과도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선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한 의문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반면, 운영 단계에서 필요한 상시 인력은 제한적인 대표적 자본집약형 산업이다. 건설 과정에서의 단기 고용 효과를 제외하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갈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제시되지 않았다.
전력과 환경 부담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초거대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상시 소비하고, 냉각을 위해 대량의 물을 사용한다. 이에 따라 전력 인프라 확충, 탄소 배출 증가, 환경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전력 공급 책임과 비용 분담 구조, 환경영향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수익은 기업이 가져가고, 인프라 부담은 지역이 떠안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천시가 강조한 '원스톱 인허가' 방식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행정 절차 간소화는 투자 유치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대규모 개발 사업일수록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 수렴, 공공성 검증이 더욱 엄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속도 중심 행정이 자칫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또는 검증 절차의 형식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AI·반도체·우주항공 산업 클러스터 구상 역시 아직은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가 지역 기업, 대학, 연구기관과 어떻게 연계되고, 어떤 부가가치를 지역에 남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았다. "데이터센터 유치가 곧 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사천시는 2026년 착공, 2028년 준공이라는 일정은 제시했지만, 투자 지연이나 글로벌 AI 시장 변화, 전력 수급 문제 등 사업 리스크에 대한 대응 전략은 언급하지 않았다. 과거 여러 지자체 개발 사업에서 반복돼 온 '계획은 크고 책임은 불분명한 구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AI 데이터센터가 사천의 미래 산업을 여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대형 개발 사업으로 끝날지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속도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시민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