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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시도’, 글로벌 금리 인상 기폭제 될까

조선일보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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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 유럽 경제 기반한 리카도 비교우위론 깨트려... 유럽 국방비 인상 위한 국채 발행, 글로벌 금리 끌어올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그린란드 병합 시도가 미국과 유럽 사이의 오랜 신뢰 관계에 균열을 내며 글로벌 중립금리를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는 ‘재정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이 GDP 대비 1%p 상승할 때마다 중립금리가 평균 15~25bp(1bp=0.01%포인트) 오를 것으로 분석했는데,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를 둘러싼 갈등 탓에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그린란드 갈등으로 인한 상호 신뢰 하락이 결과적으로 자본 흐름을 왜곡하고 금리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동맹국들은 그간 각자가 잘하는 것에 특화하고 교역하면 상호 이익이 된다는 원칙에 기반한 이른바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 따라 ‘안보와 국채’를 교환하며 상호 이익을 누려왔다.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 인프라로 저렴하고 효율적인 안보를 제공하고, 동맹국들은 제조업 수출로 벌어들인 경상수지 흑자로 미국 국채를 매입해 미국의 저금리를 지탱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자급자족을 압박하면서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안보 생산에 비교우위가 없는 동맹국들이 생산적 투자에 쓰여야 할 자본을 국방비로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는 나토 회원국 수는 2014년에는 3개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33개로 급증했다. 특히 2025년 북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증가율은 평균 8.3%로 지난 10년 평균(2.1%)의 4배에 달했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이 같은 재래식 무기 구입을 위한 국방비 지출은 소비나 생산 투자와 달리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거의 효과가 없다. 이로 인해 생산 능력은 키우지 못하면서 정부의 돈 쓸 곳만 늘어나다 보니 중립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미국 주요 동맹국들의 국채 발행액은 전년 대비 28%나 증가했다. 영국 가디언은 과거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방비 증액이 각국 정부의 부채 부담을 늘려 금리를 높이는 ‘치명적 조합’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가 동시에 투매되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일어나며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 2025.4.25/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주식과 국채, 달러가 동시에 투매되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이 일어나며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 2025.4.25/뉴스1


문제는 미국 역시 동맹국의 ‘국채 이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안보 서비스를 구매하던 동맹국들이 미 국채를 덜 사게 되면 미국은 국채 발행 시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미국 RAND 연구소도 2022년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해외의 미 국채 수요가 20% 감소할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가 40~60bp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방수미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누려왔던 시뇨리지(화폐 주조 차익·기축통화 특권)가 약해지면 미국은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지정학적 신뢰 상실이 글로벌 거시 경제 전반의 비용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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