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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여자는 왜 자꾸 미안해하는가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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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 l 엘리자베스 코멘 지음, 김희정·이지은 옮김, 생각의힘, 2만6000원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 l 엘리자베스 코멘 지음, 김희정·이지은 옮김, 생각의힘, 2만6000원


유방암 분야 종양내과 전문의인 저자 엘리자베스 코멘은 죽음을 눈앞에 둔 정든 환자와 마지막 포옹을 했다. 유방암 환자인 그는 말했다. “선생님께 땀을 흘려서 죄송해요.”



코멘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감정이 수치심이며, 이 감정이 병과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보다 더 강력하고 은밀하다고 설명한다. ‘사과하는 여성 환자’의 탄생은 “의학적 유산의 일부분”이다.



‘여성의 몸에 대한 의학의 배신’은 서양 의학의 발생부터 현재까지 의학계가 고수해온 성차별적 관행과 편향적 진단을 다룬다. 피, 뼈, 근육, 혈액, 숨, 창자, 방광, 방어, 신경과민, 호르몬, 성까지 각 주제에 따라 여성의 몸이 어떻게 재단되고 오진되어 왔으며, 의료계는 어떤 식으로 여성 몸에 대한 그릇된 신화를 계승해 왔는지 밝혔다. 예컨대 남성의 뼈는 의학적 지식과 관련이 있지만 여성의 뼈는 미학적 관심사와 연결됐다. 큰 엉덩이는 여성을 ‘어머니’와 ‘섹스’의 대상으로 여길 뿐 ‘생각하는 존재’로 여기지 않도록 했다. 심장마비는 남성다움이었고, 여성의 심장질환은 심리적 문제로 여겨졌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인 돌발 출혈·월경 과다는 인정되지 않았으며, 미국 보건 당국은 문제 제기를 하는 여성들을 거짓말쟁이, 음모론자로 몰아갔다. 지금도 여성의 신체적 통증은 종종 과장이거나 기분 탓으로 여겨지고 무시당한다.



저자는 수천명의 여성을 치료했던 자신의 경험과 전문의들의 증언을 참조해 필수적인 지식을 탐구하지 않은 의과학의 순간을 찾아낸다. 그는 여성들이 마땅히 받을 자격이 있는 치료법을 요구할 수 있도록 도구를 쥐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불완전한 체제라도 그 체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면 힘이 생긴다.” 질병 역시 권력의 문제이며 만들어진다는 점을 일깨운다.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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