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엽 기자]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코스피지수가 사상 첫 5000선을 돌파하며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열기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그 배경으로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구조적 우위와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돈은 항상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곳으로 흐른다"며 "국내 시장이 진짜 '투자할 만한 곳'이라는 신뢰를 회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 추세와 국내 정책의 한계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 토스증권] |
[디지털투데이 오상엽 기자] 코스피지수가 사상 첫 5000선을 돌파하며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열기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그 배경으로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의 구조적 우위와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돈은 항상 더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곳으로 흐른다"며 "국내 시장이 진짜 '투자할 만한 곳'이라는 신뢰를 회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 추세와 국내 정책의 한계
이 센터장은 해외주식 비중 확대를 일시적 쏠림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 계속 이어진 구조적 흐름으로 규정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동력은 AI이고 그 핵심 기업들이 미국에 몰려 있어 자금이 자연스럽게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상장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더라도 결국 미국 S&P500·빅테크에 투자하는 구조"라며 "직접이냐 간접이냐의 차이일 뿐, 큰 틀에서는 모두 해외 투자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부의 '국내 투자 장려' 정책 기조에는 공감하면서도 방향성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기업 투자로 돈이 돌게 하겠다는 방향은 잘 잡고 있다"면서도 "결국 투자자가 국내 기업에 투자해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경험과 신뢰를 만들어줘야 자금이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AI는 버블 아닌 과열… 올해는 실적 검증의 해
지난해 말 시장을 휩쓸었던 글로벌 AI 거품론에 대해 그는 "버블(bubble)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못 박았다.
이 센터장은 "버블은 실체 없는 거품이지만 AI는 이미 산업 구조와 일상을 바꾸고 있고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굳이 말하면 '과열'이 더 맞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이 단기간에 수익이 나지 않는 영역까지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 비용이 과도하게 늘어난 부분은 분명 부담"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2026년 글로벌 시장의 관전 포인트로 '실적'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지난 2~3년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린 구간이었다면 이제는 투자 대비 이익 회수가 얼마나 빠르게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다"며 "올해는 빅테크와 AI 관련주 실적이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정도로 나오는지 더 촘촘하게 검증받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파월 갈등, 결국 금리 인하 환경 조성된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간 갈등에 대해서는 "1분기 전후가 정점"이라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로 시장 단기 변동성은 키우겠지만 파월 의장 임기 종료와 차기 의장 인선 과정까지 감안하면 이후에는 오히려 통화정책 완화 쪽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차기 의장이 오더라도 연준이 마음대로 금리를 움직일 수는 없지만 지금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환경이 조성될 여지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토스증권] |
◆2026년 반도체·로봇·지역 배분 투자 전략
국내 반도체주 급등 배경에 대해서는 "2025년 비관론이 지나치게 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업황 사이클 때문에 부진했을 뿐, 경쟁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며 "AI 수요에 맞춰 공급이 고부가 반도체로 이동하면서 정작 D램 등 전통 메모리 공급이 타이트해진 게 실적·주가 반전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AI의 종착지는 로봇이라고 보고 있다"며 "휴머노이드 기업에 대한 글로벌 빅테크·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 투자는 매우 강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별 종목 변동성이 큰 만큼 "산업 전체에 베팅할 수 있는 ETF, 혹은 비상장 로봇 기업에 지분을 가진 상장사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더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지역 배분 투자와 관련해서는 "시장 상승의 핵심 동력은 여전히 미국 AI"라며 미국 중심 전략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면 미국 다음으로는 한국을 1순위로, 이후 인도 등 일부 신흥국을 검토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현재로서는 유럽이나 기타 아시아·태평양 시장 비중을 의미 있게 늘릴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포모 대신 분할·장기 매수 방식 바람직해
해외 투자를 고민하는 초보 투자자에게는 '포모(FOMO·놓칠까 두려운 마음)'를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시장 상황과 주변을 보고 조급한 마음으로 뛰어들면 객관적인 판단력이 떨어져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며 "처음에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소액·분할 투자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의투자나 지수·우량주 중심의 '주식 모으기' 기능을 활용해 시장 감각을 익힌 뒤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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