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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낡은 공장을 깨우다]④ 마이크로 팩토리로 제조 혁신...프론텍 “이젠 AI”

조선비즈 시흥=홍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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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해 온 ‘제조업 패러다임’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제조업은 중국의 매서운 추격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산업의 모세혈관이자 공급망의 뿌리인 중소 제조 현장은 인력난과 원가 상승, 생산성 정체라는 ‘3중고’에 신음하며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제 생존을 위한 유일한 돌파구는 ‘AX(AI 대전환)’뿐이다.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낡은 공장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릴 최후의 보루다. 조선비즈는 절벽 끝에 선 중소 제조기업들이 왜 AX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지, 그리고 대한민국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신(新)성장 지도’를 집중 조망한다. [편집자주]

프론텍 시흥 공장에서는 자동차용 너트가 쉼 없이 만들어진다. 쇠를 강하게 눌러 두들겨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단조기를 거쳐 표면의 기름을 제거하고, 나사선을 깎으면 너트 모양이 갖춰진다. 검사와 포장을 거치면 완제품으로 탄생한다. 300~400㎏ 쇳덩이가 각 공정에 맞춰 이동해야 하지만 힘들고 위험한 작업은 사람이 아닌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이 맡는다. 프론텍이 ‘마이크로 팩토리’라고 부르는 생산 라인이다.

민수홍 프론텍 대표는 지난 9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크로 팩토리는 완제품 생산까지 한 번에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78년 설립된 프론텍은 자동차용 너트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디지털 전환(DX) 우수 사례로 꼽힌다. 프론텍이 DX에 나선 시기는 2013~2014년 무렵. 스마트 공장과 4차 산업혁명 논의가 확산하던 시기였다.

민 대표는 “처음에는 우리 제품 경쟁력을 높여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품질을 안정시키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DX를 준비했고, 정부 지원 사업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변화에 내부는 술렁였다고 한다. 경영진은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는 사이 현장에서는 시스템 변화가 일을 더 편하게 만들지, 아니면 더 힘들어질지에 관심이 쏠렸다. 일부에서는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대한 거부감도 감지됐다. 기존 업무 방식과 맞지 않으면 저항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민 대표는 “소통과 직무 재배치로 과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령과 숙련도에 따라 DX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달랐고, 이에 맞춰 역할을 조정했다”며 “젊은 직원은 새로운 기술 접목에 익숙하고, 숙련된 직원은 기존 방식에 강점이 있어서 특성과 성향에 맞게 직무 전환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프론텍은 MES(제조 실행 시스템)와 단조 공정의 압조력(壓造力)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했다. 생산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상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덕분에 생산성은 약 10% 이상 올랐고, 불량률은 15%가량 줄었다. 2019년 완성한 스마트 창고로 물류 효율도 끌어올렸다. 현장 환경과 접목한 자동화 설비로 공정의 약 70%를 무인화했다.

민 대표는 DX 성공 이유로 ‘기초 기술력’을 거론했다. 그는 “기존 공정이 정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디지털만 덧씌워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프론텍이 일본 부품·설비 기업과 기술 협력을 이어가는 이유”라며 “그들의 정밀·유지 기술을 배우고, 우리는 디지털 전환과 지능화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기초 기술이 확립된 공정 위에 디지털을 얹어야 진짜 DX가 된다”고 설명했다.

프론텍은 이제 인공지능 전환(AX)을 고민하고 있다. 민 대표는 “DX는 이해가 쉬웠지만 AX는 아직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을 예측하고 제어까지 연결하는 단계로 가야 하지만, 시행착오가 생기면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크다”며 “중소기업은 자체 AI팀을 꾸리기 부담스럽고 외부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라고 덧붙였다.


조심스러운 단계지만 AI를 적용할 방향 자체는 마련해뒀다. 현재 공정 과정에서 모터 온도처럼 특정 데이터를 기준값에 따라 감시하고, 설정한 임계치를 넘으면 알람을 울리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

민 대표는 “앞으로 AI가 온도 변화 패턴을 분석해 지금은 허용 가능한 수준인지, 아니면 곧 문제로 이어질 신호인지를 판단해 주는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며 “AI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민 대표가 그리는 AX의 최종 그림은 마이크로 팩토리의 원격 운영이다. 그는 “해외와 국내 곳곳에 설치된 마이크로 팩토리를 한국 본사에서 통제하고, 금형 파손이나 교체 시점도 AI로 판단해 원격으로 제어하는 방식”이라며 “직원이 본사에서 미국 현장에 있는 마이크로 팩토리를 가동시키고 자동화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흥=홍인석 기자(mystic@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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