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제도와 관련해 “연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시장에 떠돌던 연장 가능성 논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매년 한시적으로 이어져 온 유예 조치가 이번에는 그대로 종료될 것이라는 점을 대통령이 직접 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23일 새벽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다주택은 물론, 비거주 1주택이라 할지라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 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대해서도 “이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며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다만 “당장 세제를 고칠 것은 아니지만 토론해봐야 할 주제”라며 즉각적인 제도 개편에는 선을 그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도입돼 매년 연장돼 왔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처분할 경우 기본세율에 더해지는 20~30%포인트의 가산세율을 적용하지 않는 제도로, 다주택자들의 매도 유인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올해 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연장 관련 문구가 빠진 데 이어 대통령 발언까지 더해지며 정책 방향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정부가 유예 종료를 확정한 배경에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을 5월 이전 최대한 시장에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실제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중과세 회피를 위한 급매물이 일부 나올 수는 있지만, 고강도 대출 규제와 거래 위축으로 실질적인 거래 성사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오히려 세 부담이 커질수록 증여나 가족 간 거래 등 우회 전략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발언은 다주택자뿐 아니라 고가 1주택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을 주고 있다.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까지 언급하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논의가 향후 고가 1주택자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1주택자의 장기보유 공제 방식을 손보는 방안이 검토된 전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성급한 매도보다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유세가 급격히 인상되지 않는 한 1주택자는 기존의 보유 전략이 합리적일 수 있고, 다주택자 역시 기대 차익과 세 부담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환경이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시장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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