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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는 올랐는데 금융 문턱은 그대로…신용평가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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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 시스템이 고신용자 쏠림과 변별력 약화, 청년·소상공인 배제 등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면서 금융당국이 제도 전면 재검토에 나섰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열고 현행 신용평가 시스템의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금융 대전환을 뒷받침할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TF는 신용평가·데이터·법률·소비자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됐고 신용정보회사, 신용정보원, 은행연합회·저축은행중앙회 등 유관기관은 전문가 논의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개인신용정보 전문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는 그동안 개인신용평가는 연체정보 공유 제한과 신용관리 강화 등의 영향으로 고신용자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점수 변별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고 진단했다. 실제 개인신용평가 대상자의 약 30%가 950점 이상을 받는 상황에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차주 간 위험을 가려내기 어려워졌고, 소비자 역시 높은 점수에도 불구하고 금리·한도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 또한 기존 평가체계가 대출·카드 사용 등 금융거래 이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청년, 주부, 고령층 등 ‘신용거래정보부족자(씬 파일러)’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는 문제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들은 평균 710점대 신용점수를 받고 있음에도 금융 접근성에서는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어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평가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전통적 신용평가가 “얼마나 돈을 잘 빌리고 갚았는가”에 초점을 맞춘 반면 대안신용평가는 “일상 생활을 얼마나 성실하게 영위하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재 대안신용평가가 ▲데이터 분석 ▲동의 절차 ▲시스템 운영 ▲정보 활용 등 4대 장벽으로 병목현상에 직면해있다고 평가했다.

신용정보원은 개인사업자가 중소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평가 방식은 여전히 담보와 대표자 개인 신용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사업성이나 미래 성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신용평가 시스템은 ‘잔인한 금융’의 높은 장벽이 아니라 ‘포용 금융’의 튼튼한 안전망이 돼야 한다”며 “배제하는 금융에서 포용적인 금융으로 전환하기 위해 신용평가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용금융 정책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신용평가 시스템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TF에서는 개인신용평가 신뢰성 제고를 위한 평가 기준 조정과 모형 재개발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신용거래 정보가 부족한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평가체계 개선 방안도 논의됐다. 대안신용평가와 관련해서는 가명결합 절차 간소화, 고객 주도 포괄 동의 제도 도입, 대안정보 통합 관리 인프라 구축, 금융회사에 대한 정책적 인센티브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와 관련해서는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성 평가, 업종별 특성 반영, 금융·비금융 정보를 통합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 모형 도입과 함께 설명가능한 AI(XAI)를 통한 투명성 강화 필요성이 제시됐다.

금융위는 이번 TF를 통해 개인·대안 신용평가 체계 개편, 대안신용평가 활성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고도화, AI 등 디지털 기술 활용 방안 등을 순차적으로 논의하고, 과제별로 개선 방안을 릴레이 방식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민간전문가 중심 연구용역을 별도로 추진하여 세부과제를 구체화하고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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