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이 개정안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과 함께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연임 횟수 제한을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 캡쳐 화면. |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기문 현 중기중앙회장(70)은 역대 최초로 4선에 성공해 현재 15년째 재임 중으로, 자칫 ‘무제한 연임’에 따른 사조직화와 폐쇄적 운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회장은 이번 개정안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22일 중기중앙회 노동조합이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과 관련해 조합원들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73명 중 97%(166명)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조합원들은 대부분 권력 사유화 차단, 정책적 다양성 및 조직 발전 등과 같은 이유를 들어 회장 연임 제한 폐지를 반대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은 ‘1회에 한정해 연임할 수 있다’고 돼 있는 중기중앙회 회장 연임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으로, 지난달 31일 민주당 의원 8명 등 총 10명이 발의했다. 이들은 개정안을 제안한 배경으로 “임원 연임 횟수를 법률로 제한하고 있어 조직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목은 김 회장에게로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2007년 제23대 중기중앙회 회장으로 시작해 24대(2011~2015년) 회장을 지냈으며, 25대는 쉬고 2019년 26대 회장으로 선출된 후 2023년 27대 회장으로 연임하는 데 성공했다. 연임을 1회로 제한하지만 중임 관련 규정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7대 회장 임기는 내년 2월까지로, 이를 완주하면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를 이끄는 기간은 총 16년에 달하게 된다. 경제 5단체장 중 최장수 회장이다.
부총리급 의전에 권한 상당 ‘중통령’으로 불려
중기중앙회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 830만곳을 대표하는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부총리급 의전을 받으며 대통령 해외 순방 등 정부 주요 행사에 동행한다.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상당해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이라고도 불린다.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김 회장은 두 번의 연임 당시 모두 단독으로 출마해 추대됐다. 노란우산공제회와 홈앤쇼핑 출범,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등과 같은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시각이 많다. 다만 그는 2011년 유력 후보자를 견제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해 출마 요건을 강화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2019년에는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고발돼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일각에서 이번 개정안을 특정인의 장기 집권 체제를 위한 입법으로 보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중소기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중기중앙회 회장을 맡으면서 본인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했다고들 한다”며 “중기중앙회는 안 그래도 ‘김기문 월드’라는 말이 있을 만큼 조직 장악력이 막강한데 개정안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노조는 이 개정안을 철회하고 오히려 ‘연임을 동일인이 최대 2회 초과할 수 없다’고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제출했다.
노조는 의견서에서 “중기중앙회는 사적인 이익단체가 아니라 정부 정책 집행의 협력 주체이자 각종 지원사업, 보조금 위탁사업 집행기관”이라며 “일정한 법률상 통제는 과도한 개입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효익과 공적 책임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상공회의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법률에 설립근거를 두고 있는 단체는 모두 회장 연임을 제한하고 한 차례 연임만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하며 “회장 선거에 다시 나간다고 한 적도 없고 ‘이번을 마지막으로 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개정안은 요즘 협동조합 이사장을 안 하려고들 하니 지역 조합에서 이사장과 함께 중기중앙회장 연임 제한 규정 삭제를 제안한 것이지 중기중앙회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