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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간다고 소비 늘어나나···‘부의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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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소비 뚜렷한 관계 없어
반도체 등 종목별 수익률 양극화
1억원 이상 상위 투자자 전체 7% 불과
부동산 자산 비중 > 금융자산 비중
“지수가 꾸준히 안정적으로 상승해 부의 효과 가능”
장중 코스피 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했던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장중 코스피 지수가 5000포인트를 돌파했던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코스피 지수가 22일 사상 처음 장중 5000선을 찍었지만 ‘증시의 온기’가 소비 확대까지 이어지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나타날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10년간 코스피 지수와 소비 동향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 투자자는 주머니가 두둑해졌다고 느낄 정도로 주식 보유 금액이 크지 않고 상승도 일부 종목에 한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가계의 자산 구성상 주식보다 부동산의 부의 효과가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증시가 지금처럼 가파르게 오르기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야 소비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증시 상승→소비 증가→경제성장’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6월 11일 코스피 지수가 3000 가까운 2900선에 안착했을 때 “국민이 주식투자를 통해 중간 배당도 받고 생활비도 벌 수 있게, 부동산에 버금가는 대체 투자 수단으로 만들면 기업의 자본조달도 쉬울 것이고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선순환될 것”이라며 “그 핵심축에 증권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날 코스피 지수 5000 달성이 부의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코스피 5000 달성도 (소비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상승이 가져오는 ‘부의 효과’는 그러나 최근 10년간 자료를 보면 연관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코스피 상승기에도 소비가 늘지 않거나, 하락기에 소비가 증가하는 엇박자가 발견됐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2018년 말 코스피는 2041.04로 1년 전보다 426.45포인트 하락했는데 민간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3.3% 늘었다. 당시 최저임금 인상이 소비 증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0년 말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이 풀리면서 코스피가 1년 전보다 675.8포인트 급등한 2873.47을 찍었지만, 민간소비지출은 오히려 4.6% 줄었다. 당시엔 코로나19 집합금지 조치 여파가 컸다.

주가 상승이 소비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명확하지 않다. 2021년 1월6일엔 코스피 지수가 장중 3027.16을 기록해 처음으로 3000을 돌파했다. 그러나 같은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5.3에 그쳤고 그 다음달인 2021년 2월에도 97.4에 머물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밑돌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코스피는 3년 넘게 2000대 ‘박스피’에 갇혔다가 6월 대선 이후 3000선을 넘고, 10월 4000선까지 넘었지만 지난해 10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110.1)보다 소폭 낮은 109.8에 그쳤다.


주가 상승이 소비로 연결되지 않는 배경으로는 주식 수익률의 양극화가 꼽힌다. NH투자증권이 코스피가 4300선을 돌파하기 시작해 4800까지 오른 기간인 이달 1~16일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고객들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손실을 본 투자자는 52.2%에 달했다. 코스피는 ‘불장’이었지만, 반도체 등 일부 종목만 크게 오르고 다수 종목은 부진했던 영향이다.

특히 국내 ‘주식 부자’가 극소수에 그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상장주식 1억원 이하 보유자는 전체 투자자의 92.3%(1299만명)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지만 보유액 비중은 전체 금액의 22%에 그쳤다. 나머지 7.7%의 상위 투자자가 전체 보유액의 78%를 보유하고 있었다. 1억원 이하 보유자의 1인당 평균 보유액은 1277만원, 1억원 초과 보유자는 5억4337만원이었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전체 소비로 확산되기 어려운 구조다.


한국의 가계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고, 금융자산 비중은 35%(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그친다는 점도 주가지수 상승으로 가계에 ‘온기’가 돌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국제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독일 한스뵈클러재단은 2024년 발표한 ‘주식시장 수익률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보고서에서 1991~2019년 주요 7개국(G7)의 주가지수와 실질 GDP 성장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주가가 1% 변동할 때 GDP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0.2% 수준으로 추산했다.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권 국가는 독일·이탈리아·프랑스·일본보다 주가의 성장 기여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앵글로색슨(영미권) 경제권에서는 주식시장이 금융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반면, 다른 국가들에서는 금융이 상대적으로 은행 중심적이라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주식보다 부동산의 ‘부의 효과(자산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0년 ‘자산가격변동과 민간소비의 동태적 반응’ 보고서에서 “민간소비에 대한 영향은 주식가격보다는 주택가격이 더 크고 유의하게 관찰된다”며 “(주식처럼) 변동성이 높은 자산에 대해서는 소비 효과가 더 작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주가 상승 흐름이 견조해야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변동성이 컸다”며 “주가가 오른다고 해서 바로 소비를 더 많이 하지는 않고 주가 상승세가 일정 기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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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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