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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오천피 밟았지만, 주주 권리는 ‘박스권’... 자사주 소각은 언제쯤

조선비즈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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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2차 종합 특검법)이 재석 174인 중 찬성 172인, 반대 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스1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2차 종합 특검법)이 재석 174인 중 찬성 172인, 반대 2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뉴스1



코스피 지수가 2026년이 시작한 지 15거래일 만에 5000을 넘겼지만, 주주 권리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한 이후부터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법 개정안을 잇따라 통과시키고 있다. 현재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골자로 한 1차 상법 개정안,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주요 내용으로 한 2차 상법 개정안은 이미 지난해 입법 절차를 마치고 공포된 상태다.

이제 시선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으로 쏠린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부터 3차 개정안 통과를 추진해왔으나 재계의 강력한 반발과 배임죄 완화 등 보완책 논의에 밀려 아직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3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1~22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날 3차 상법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소위가 연기되면서 심사도 무기한 미뤄졌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의 단식투쟁으로 모든 상임위원회를 보이콧한 여파다.

당초 여권은 지난해 말 3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으나 쟁점 법안 등에 밀려 올해로 넘어온 데 이어 이달 중 통과 목표도 사실상 불투명해졌다. 일반적으로 법안은 상임위 소위를 통과한 뒤, 상임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코스피 5000 안착 이후 증시 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카드로 ‘자사주 의무 소각’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이 발의한 3차 상법 개정안은 기업이 신규 취득 자사주를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의무화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엔 18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주 처분계획은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만약 이를 어길 경우, 이사 개인에 대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이사회의 책임을 강화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를 활용한 우회적 지배력 강화나 예외적 처분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가진다”며 “동시에 소각을 지연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주주총회를 통한 소각 요구 및 정관 변경 요청 등 주주행동주의 활동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일정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당은 3차 상법 개정안 추진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원래 ‘주주총회 시즌’인 3월 전에 3차 상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정부와 여당이 자본시장 합리화를 위해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온 만큼, 올해 기업 주주총회에서부터 이같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입법 스케줄이 꼬이면서 이번 주총 시즌에 법안 효과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두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대주주 양도세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에 대한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등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당 선진화 정책을 뒷받침해 왔다”며 “앞으로도 주가 조작 엄벌, 자사주 소각 의무와 주주 친화적인 제도를 만들어 코스피 6000, 7000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 쾌거를 달성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장중 최고가가 찍힌 전광판을 배경으로 코스피 5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공약을 내걸고 임기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꿈의 5000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뉴스1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 쾌거를 달성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장중 최고가가 찍힌 전광판을 배경으로 코스피 5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공약을 내걸고 임기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꿈의 5000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뉴스1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과 코스피5000특위 오찬을 끝낸 뒤 페이스북에 “당면 과제로 제3차 상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보며,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복상장 등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자본시장법 개정 등의 제도개선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금융당국과 거래소도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중복상장 신청에 대해 심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기대감을 드러낸다. NH투자증권은 자사주가 소각되면 코스피 시장의 주식 수 역시 연평균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이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코스피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리레이팅(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하면 주당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자사주 소각 수혜주로는 상장 주식 수 대비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을 꼽으며 업종 측면에서는 증권과 지주회사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박지영 기자(j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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