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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꿈의 ‘오천피’ 달성…韓, 작년 경제성장률 1%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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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었다. 역대급 반도체 호황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노력이 더해지면서 꿈의 지수로 여겨지던 오천피(코스피 5000) 달성이 현실화한 것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건설투자 감소 등 내수 부진과 연초 정치적 불안정 여파로 1% 성장에 그쳤다. 전년(2.0%)의 절반에 불과한 저조한 수치이지만 올해는 민간소비·수출 증대에 힘입어 다시 2%에 근접한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더니 결국 ‘한 돈 1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을 돌파한 22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신기록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한때 5019.54까지 상승했다가 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을 돌파한 22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신기록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한때 5019.54까지 상승했다가 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꿈의 ‘오천피’ 열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77.13포인트(1.57%) 오른 4987.06으로 출발해 개장 1분이 지나기 전인 오전 9시50초쯤 5002.88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00선에 올라섰다. 지난해 10월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에 올라선 뒤 불과 3개월 만이자,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출범 이후 70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코로나19 이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는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힌 데 이어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반영되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특히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 호황에 힘입어 본격적인 랠리가 시작됐다. 이에 힘입어 2025년 코스피 상승률은 전년 말 대비 75.6% 기록하면서 주요 20개국(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코스피는 연초 이후 18.65% 상승하며 독보적인 질주를 이어왔다.


이날 지수 상승을 주도한 것은 개인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약 2972억원, 기관은 1028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개인이 홀로 1557억원 순매수하며 출회 물량을 받아냈다.

코스피는 간밤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상방 압력을 받았다. 유럽국가와 관세 위협을 주고받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유럽 8개국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철회한다고 밝혔고 이에 뉴욕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3.18% 뛰면서 국내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지수는 한때 상승 폭을 2% 넘게 확대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 종목들이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줄이거나 하락 전환하면서 전장보다 42.60포인트(0.87%) 오른 4952.53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1.87% 오른 15만2300원에, SK하이닉스는 2.03% 상승한 7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로보틱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급등세를 나타내던 현대차는 3.64% 하락한 52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코스피 5000이 달성된 데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주식시장 활성화 관련 정책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건설 침체에…작년 성장률 1% ‘턱걸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1%로 전년(2%)보다 대폭 하락했다. 민간소비(1.3%)와 정부소비(2.8%), 수출(4.1%) 모두 늘었지만 건설투자(-9.9%)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은은 지난해 건설투자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었다면 연간 성장률은 2.4%가 됐을 것으로 봤다.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전기 대비)은 -0.3%로 연간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4분기 성장률 하락은 지난해 3분기(1.3%) 높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3분기 1.3% 성장은 연간 성장률로 환산하면 5.4%로 높은 수준이라 4분기 성장률이 상당폭 낮아질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건설투자는 -3.9%,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중심으로 -1.8%를 기록했다. 이 국장은 “민간 부문 재건축 건설 수주가 쌓여 있지만 공사비가 워낙 높다 보니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내수와 순수출(수출-수입)이 각 -0.1%포인트, -0.2%포인트로 집계됐다. 반도체 호황에도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마이너스인 이유는 최근 D램 품귀에 따른 가격 상승이 수출액 증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GDP에는 수출이 물량 기준으로 반영되는데) 3분기까지 반도체 수출은 물량 주도로 증가했지만, 4분기는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도했다”며 “자동차 수출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중국과 경쟁 등에, 기계장비는 관세 등에 따른 미국 수요 부진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의 지난해 성장률 기여도는 0.9%포인트로 분석됐다.

다만 올해는 2% 가까운 성장률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8%다. 최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2.0%다. 한은은 단기 GDP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민간소비와 재화수출 모두 올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국장은 “정부 예산이 지난해보다 3.5% 늘어나면서 정부 지출의 성장 기여도가 지난해 0.5%포인트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증가, 반도체 공장 증설 등으로 건설의 성장 제약 정도도 상당폭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값 ‘천정부지’…한 돈 100만원 넘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순금 1돈(3.75g) 매입가격은 100만9000원으로 100만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초 한 돈당 53만원 수준이던 가격은 3월 60만원대, 7월 70만원대에 이어 10월 90만원을 돌파하며 최고가를 경신해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가까이 뛰는 급등 추세가 1년 내내 지속됐다.

국제 시세도 전날 온스당 4800달러를 돌파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장중에는 4885달러까지 치솟아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관심이 쏠려, 국내 첫 금 현물형 ETF인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액은 최근 4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금값 급등은 글로벌 지정학적 불안 고조, 여전히 높은 물가 속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탓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 약세와 미국 국채 금리 하락,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도 상승세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금, 은 등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다가 올 초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 이란 반정부 시위에 이어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 대상 관세 부과 계획 철회와 무력 불사용 방침을 밝히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무역 전쟁에 대한 공포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찾는 심리를 높였던 만큼 치솟던 금값도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단기적 조정이 있더라도 전반적으로 금 가격 상단이 올라가는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지정학의 단기 변수를 넘어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금값 상승은 투자용 수요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금 채굴량이 정체된 상태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분석된다. 2020년대 중반 이후 정체기에 접어든 금 채굴량으로 금은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이 늘지 않는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됐다. 태양광 및 전기차 부품 등 첨단 산업에서 귀금속 수요가 폭발하며 금과 은이 함께 올라가는 슈퍼 사이클 현상도 보이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 역시 공식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통해 금 가격을 떠받치고 있어, 투자 수요에 의존했던 금값 상승과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된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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