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연 차바이오텍 R&D 총괄사장이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최근 정부가 첨단재생의료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존 치료로 더 이상 방법이 없는 중증질환자와 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들이 혜택을 누리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업계의 의견도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환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환자 안전과 책임 구조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첨단재생의료는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은 기존 치료법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질병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바이오 업계도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진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잠재력은 무한하다. 하지만 높은 치료 비용, 까다로운 허가 절차,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족 등 현실적인 장벽들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경기도 성남 소재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뉴스1과 만난 남수연 차바이오텍 R&D 총괄사장은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환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지금은 연구개발 속도만큼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수연 차바이오텍 R&D 총괄사장이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6.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20명 이상 환자 데이터 확보할 수 있는 지원 필요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 지원사업은 2년 이내(21개월)로, 위험도 분류에 따라 연간 고위험은 10억 원 이내, 중위험은 5억 원 이내, 저위험은 3억 원 이내를 지원하는 식이다. 그러나 바이오텍이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로 승인받더라도 지원받은 연구비 내에서 6명 내외의 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는 소규모 연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첨단재생치료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남 사장은 최소 20명 이상의 환자 데이터를 확보해야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 과학적이고 신뢰성 있게 입증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연구를 2단계로 나누어 진행하는 '어댑티브'(Adaptive) 임상시험을 제안했다.
남 사장은 "첨단재생의료 임상 연구로 승인되면 1단계로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경우 10명의 환자를 추가로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업화 가능성이 높고 연구 역량이 우수한 연구자(기관)가 선정되도록 심사 기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남 사장은 "어댑티브 임상시험으로 안전성과 효능이 있는 연구에 정부 예산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또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20명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한 경우 첨단재생치료로 연계해 환자들에게 치료의 기회를 확대하고, 다음 단계 임상을 위한 자금 유치나 글로벌 파트너십이나 기술이전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남수연 차바이오텍 R&D 총괄사장이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
"희소·난치 질환에 집중된 치료 범위, 항노화·미용으로 확대해야"
정부는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해외 원정을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했지만, 일본행 원정 치료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예를 들어 같은 골관절염 환자라도 치료 순응도나 중증도에 따라 '난치질환' 판정을 받지 못하면 국내에선 여전히 치료 기회가 없다. 반면 일본은 정식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줄기세포 치료제라도 정부가 인정하는 민간위원회 심사만 통과하면 시술이 가능하다.
남 사장은 정부가 퇴행성 관절염, 만성통증 등 해외 원정 치료 수요가 많은 질환을 대상으로 자가 줄기·면역세포 배양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다기관 임상 연구를 추진 중인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자가 세포의 경우 면역거부반응을 비롯한 부작용이 없다며, 이미 안전성이 장기간 입증된 시술 영역에 대해서는 일본처럼 규제 문턱을 낮춰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환자 본인의 세포를 쓰는 '자가 줄기세포'는 개별 맞춤형 배양에 막대한 인력과 시간이 투입된다. 타인의 세포를 쓰는 '동종 줄기세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대량 생산이 일부 가능하더라도 까다로운 공여 적합성 검사와 면역거부반응 제어, 바이러스 오염 방지 등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정부는 '첨단재생의료 연구계획 심의 안내 및 작성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중·저위험 연구 비임상시험 자료 부담을 완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러 항목의 독성시험, 품질시험을 시행해야 한다. 이런 비임상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너무 큰 비용이 들다 보니, 결국에 환자들에게 치료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남수연 차바이오텍 R&D 총괄사장이 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News1 김영운 기자 |
특히 인간 세포를 이용한 치료제의 경우, 동물 임상에서 효력과 독성을 평가하기 어렵거나 결과 해석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비임상 자료 요구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남 사장의 생각이다.
남 사장은 "정부의 첨단재생의료 규제 완화에도 첨생법 기반 임상 연구 결과를 글로벌 기술이전이나 파트너십에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항노화나 미용 목적 환자 등 임상·치료 대상 기준을 보다 완화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업화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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