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LTV 정보교환도 담합 인정…업계 파장 촉각

이데일리 강신우
원문보기
“민감 정보는 교환조차 말라는 선례”
조건경쟁 치열한 산업 긴장 커질 듯
“시장 작동위한 정보도 막힐까 우려…
플랫폼 거래조건 협의도 담합 소지”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정보교환을 담합으로 인정하면서, 금융권은 물론 플랫폼 등 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심의결과는 공정위가 2021년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정보교환 담합’ 조항을 신설한 이후 이를 실제로 적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정보교환 담합 규정 첫 적용 사례

22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번 은행권 LTV 정보교환 담합 사건에서 명시적인 담합 합의가 없더라도,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교환하고 외형상 일치가 나타날 경우 경쟁사 간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법률상 추정할 수 있다는 해석을 적용했다. 출고량·판매량·가격뿐만 아니라 거래·지급 조건을 공유하기로 의사 합치가 이뤄지면 담합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1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에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LTV) 정보를 담합한 사실을 적발, 시정명령과 총 2720억 1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거래법 개정 이전에도 금융권에서 정보교환을 둘러싼 담합 논란은 있었지만,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제재에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생명보험사 16곳의 이자율 정보교환 사건이다. 당시 공정위는 이자율 결정 전 정보를 교환했다며 총 36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2014년 대법원은 “정보교환 사실만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며, 제재를 취소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21년 공정거래법에 정보교환 담합 규정이 명문화됐고, 이번 은행권 LTV 사건이 사실상 첫 적용 사례가 된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판단에 대해 정보교환 자체의 위법성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LTV 정보를 실제 영업에 직접 활용하지 않고 정보만 교환한 측면이 있었지만, 위원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교환 자체가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행위’라는 취지를 살리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격 담합이나 입찰 담합처럼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경쟁 제한의 앞단계에서 규율해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이번 사건은 ‘경쟁자들끼리는 (민감한) 정보조차 교환하지 말라’는 제도적 신호이자 선례”라고 했다.

조건 경쟁 중요한 산업도 대상…은행 행정소송 결과 주목

이번 LTV 담합 판정은 은행권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나 캐피털사 등 금융권 전반에 관행처럼 공유돼 온 영업정보뿐만 아니라 플랫폼 업계 역시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업계 협의체나 간담회를 통해 수수료율 인상 시점, 가맹점 계약 조건, 배송비 정책, 정산 구조 등과 관련한 정보가 오간 사례가 많다. 이번 판정은 이 같은 정보 교환 역시 경쟁 제한 효과가 인정될 경우 담합의 단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가격이 아닌 거래조건 정보 교환도 담합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유통·물류 등 조건 경쟁이 중요한 산업일수록 긴장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공정위 판단이 곧바로 확정적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은행권이 행정소송을 통해 불복 의사를 밝힌 만큼, 향후 법원이 정보교환 담합을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최대 변수다. 법원이 공정위의 법리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정보교환 담합 규제는 금융·보험·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경쟁 제한 효과에 대한 보다 엄격한 입증을 요구할 경우, 공정위의 집행 범위에도 일정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공정위 업무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단으로 업계에서는 LTV와 같은 경쟁사 간 민감한 정보 교환 자체를 더욱 주저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며 “정보교환이 경쟁 제한 효과를 낳는다면 지양해야겠지만, 시장 작동을 원활하게 하는 정보 교환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플랫폼 수수료 인하 과정에서의 정보 공유 역시 해석에 따라서는 정보교환 담합으로 문제가 될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해찬 심근경색 위독
    이해찬 심근경색 위독
  2. 2정은경 장관 헌혈
    정은경 장관 헌혈
  3. 3돈바스 철군
    돈바스 철군
  4. 4럼 서기장 연임
    럼 서기장 연임
  5. 5명의도용 안심차단
    명의도용 안심차단

이데일리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