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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추위에 가슴이 '찌릿찌릿'… 좁아진 혈관이 보내는 경고[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강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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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관상동맥질환' 주의보
낮은 기온 노출시 심장 혈액순환 부담
가슴 압박감·쥐어 짜는듯한 통증 발생
"잠깐 쉬면 괜찮아지겠지" 방심은 금물
심각한 경우 심근경색·심장마비 유발
격한 실외운동 피하고 당 섭취 줄여야



겨울이 깊어질수록 부고 소식이 잦아진다는 말을 체감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겨울철에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다른 계절에 비해 뚜렷하게 증가한다. 특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한파 시기에는 심근경색, 협심증 같은 관상동맥질환 발생이 급증하며 평소 증상이 없던 사람도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22일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태오 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은 단순히 '나이 든 사람의 병'이 아니라, 추위와 생활습관, 기존 질환이 겹칠 때 누구에게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겨울철 위험 질환"이라고 말했다. 관상동맥질환은 심장 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한다. 관상동맥은 심장 표면을 따라 분포하며, 심장이 쉬지 않고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생명선과 같은 혈관이다. 이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은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통증이나 기능 저하를 겪게 되고,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면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에 관상동맥질환이 급증하는 이유

관상동맥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은 동맥경화다. 동맥경화는 혈관 내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 염증 물질이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면서 혈관이 점점 좁아지는 현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의 탄력은 떨어지고 혈류는 원활하지 않게 된다. 문제는 이 플라크가 어느 순간 갑자기 터지거나 혈전이 형성되면서 혈관을 급격히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겨울철에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지는데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관이 수축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은 더 강한 힘으로 혈액을 순환시켜야 한다"며 "이미 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라면 이 부담을 견디지 못해 허혈이 발생하고,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겨울철 특유의 생활습관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추운 날씨로 활동량이 줄고 고칼로리 음식 섭취가 늘어나면서 체중과 혈중 지질 수치가 상승하기 쉽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혈관 손상은 더욱 가속화된다. 독감이나 폐렴 같은 감염 질환도 심혈관계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관상동맥질환의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관상동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통증이다. 통증은 주로 가슴 중앙에서 압박감이나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나타나며, 왼쪽 어깨나 팔, 목, 턱으로 퍼지기도 한다. 운동이나 계단 오르기, 추운 곳에 나갔을 때 증상이 심해지고, 5~10분 정도 안정을 취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잠깐 무리해서 그런 것 같다", "쉬면 괜찮아진다"며 병원을 찾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통증은 심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다. 혈관 협착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도 휴식 시에는 증상이 사라질 수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심한 경우에는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러움, 구토 같은 증상이 동반되며,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가슴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관상동맥질환은 아니지만 증상의 원인을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진단은 심전도 검사, 심장초음파, 운동부하검사 등으로 시작하며, 관상동맥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조영술은 진단과 동시에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관상동맥 CT는 혈관의 구조와 협착 정도를 비교적 비침습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초기 평가에 유용하다.

■약물치료부터 시술·수술까지 단계별 접근

관상동맥질환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와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콜레스테롤 저하제는 동맥경화를 억제하고 플라크를 안정화하며, 항혈전제는 혈전 형성을 막아 심근경색 위험을 줄인다. 혈압 조절제와 심박수 조절제는 심장의 부담을 줄여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약물치료로도 흉통이 조절되지 않거나 혈관 협착이 심한 경우에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시술, 즉 스텐트 시술을 시행한다. 이는 좁아진 혈관에 풍선을 넣어 확장한 뒤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 내강을 유지하는 치료법이다.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관상동맥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추위로 인한 급격한 혈관 수축을 막기 위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외출 시에는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실내 온도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갑작스러운 새벽 운동이나 찬 공기 속 격렬한 활동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하루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혈관 기능을 개선하고 심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온이 낮을 때는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단은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고, 채소·과일·생선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짠 음식과 당류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흡연은 혈관 손상의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금연은 관상동맥질환 예방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음주 역시 과도할 경우 혈압과 심박수를 상승시켜 심장에 부담을 준다. 스트레스 관리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조기에 관리하는 것도 겨울철 심장 사고를 예방하는 핵심 전략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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