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울 팝페라하우스에서 만난 임형주는 “이곳을 소방·경찰관 등을 위한 공연을 여는 문화예술 공간이나 사회복지시설로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장경식 기자 |
“어머, 너 살 좀 빼라.”(김민호) “엄마, 나잇살이야!”(임형주)
지난 21일 밤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에 나온 팝페라 가수 임형주(40)와 그의 어머니(김민호·66)의 대화. 매번 티격태격하다가 금세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모자 관계라기 보다 애증의 ‘모녀’ 관계를 닮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올해 데뷔 29년 차, 대표적인 팝페라 가수인 그가 어머니와 처음으로 동반 출연한 예능에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동시간대 방송 시청률 1위(전국 3.9%)를 찍었다.
그는 왜 ‘엄마’랑 출연했을까. 최근 서울 종로 팝페라하우스에서 만난 임형주의 대답은 “아빠 못지 않게 든든하고 여장부 같은 엄마”여서다. 어머니는 현재 그의 소속사 대표도 겸하고 있다.
임형주는 “데뷔 30주년이 코앞에 닥치자, 제 목소리가 가장 아름다울 때 3~5년 내 은퇴해야겠단 결심이 굳어졌는데, 그러자 맨 먼저 어머니에 대한 죄송함이 밀려왔다”고 했다. “지금까지 절 지탱해 준 엄마한테 감사함을 제대로 표현 못 했더라고요. 더 늦기 전에 엄마와 함께 보내는 모습과 소중한 추억들을 방송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방송 예고편에서 스스럼없이 속내를 터놓는 모자 사이를 오해한 시청자들로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말 괜찮냐”는 연락도 많이 받았다. 임형주는 “어머니의 직설적이고 화끈한 성격에 제가 속이 많이 상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엄마 역시 어릴 때부터 극성맞고 여렸던 아들이 쉽지 않으셨을 것”이라며 “전체 방송을 보시면 애정이 많아서 잔소리도 많은 보통의 모자 관계임을 알 것”이라고 했다.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 시즌3’ 방송 중 귀여운 아웅다웅 장면들로 화제가 된 임형주와 어머니 김민호씨./tv조선 |
실제로 방송에선 아들의 식사 예절이나 외모에 잔소리하는 어머니에게 임형주는 “내 나이가 벌써 불혹”이라고 말대꾸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는 아직도 “어린 시절 집안 곳곳에 어머니가 벽지처럼 도배해 둔 세계지도가 생생하다”고 했다. 그걸 보고 자라며 “자연스레 해외에서 큰 꿈을 펼치고 싶어졌다”는 것. 임형주는 “예중, 예고 시절, 다른 친구 부모님과 달리 저희 어머니는 한 번도 학교나 레슨을 찾지 않으셨다”며 “그 탓에 학교에선 ‘실력은 뛰어난데 고아’라는 소문도 났다”고 했다. 그는 “당시엔 좀 서운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덕에 제가 미래를 자립적으로 설계했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열다섯 살 때 ‘여행 간다’고 거짓말한 후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아드 스쿨 예비학교에 합격하기도 했다. “한번은 중학교 때 100만원 장학금을 탔는데 어머니는 ‘네 돈이니 알아서 써라’며 절대 손도 안 대셨죠. 혼자 고민하다 시각 장애인의 개안 수술에 기부했더니 칭찬만 해주셨고요. 그런 식으로 사실은 이끌어주신 것 같아요.”
임형주는 국내 ‘최연소, 최초’의 기록을 많이 갖고 있다. 2016년 로마시립예술대 성악과 석좌교수 임용, 2017년 미국 그래미상 투표인단 합류, 2023년 영국왕립예술학회 종신 석학 회원 선정, 2024년 최연소 국민훈장 동백장 수훈자 선정 등 일일히 열거하려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역대 대통령 행사나 청와대 의전 공연에 많이 서서 ‘대통령의 남자’란 별명도 있다. 최근엔 용산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서울 자치구 문화재단 이사장 중 최연소. 그는 “한국 문화 산업은 지금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최근 케데헌 열풍 등으로 높아진 관심과 열기가 금세 식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고도 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팝페라하우스에서 포즈를 취한 팝페라 가수 임형주./장경식 기자 |
올 하반기 발매를 계획 중인 정규 10집이자 21번째 독집에 대해선 “제 인생 마지막 정규 앨범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후에는 곡 단위로만 활동하며 “문화 행정가로서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 볼 것”이라 했다. “최초, 최연소 기록을 경신할 때 매번 희열을 느끼고, 또 새 동기를 얻어요. 가장 싫은 말은 ‘빨리 핀 꽃이 빨리 진다’(웃음)예요. 앞으로 얻을 제 새로운 기록들은 문화 예술인들이 직접 우리 문화 행정과 발전에 실효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기 위한 선례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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