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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쓰는 스케이터 “연기에 예술 담을 것”

조선일보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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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 밀라노] 동계 올림픽 데뷔 피겨 김현겸
김현겸(20·고려대)은 2024년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과 단체전까지 2관왕에 올랐다. 당시 대회를 앞두고 그리스에 가서 성화 봉송도 했고, 폐회식 땐 한국 선수단 기수를 맡았다.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을 앞둔 기분을 묻자 그는 “스케줄이나 대회 준비 과정에서 비슷한 점이 많아 청소년 올림픽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독서를 즐기고 개인 시집까지 낸 김현겸은 “첫 올림픽 무대를 실수 없이 마치고 싶다”고 했다./장련성 기자

독서를 즐기고 개인 시집까지 낸 김현겸은 “첫 올림픽 무대를 실수 없이 마치고 싶다”고 했다./장련성 기자


그는 열일곱 살이던 2023년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우승,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은메달을 따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 경기 중 발목을 다쳐 기권했고, 세계선수권에선 프리스케이팅 진출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컨디션을 회복한 그는 작년 9월 올림픽 추가 예선전 2위에 올라 한국에 밀라노 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 한 장을 추가로 안기고 눈물을 쏟았다. 이후 국내 선발전을 거쳐 출전권의 주인이 됐다.

김현겸은 “사실 많이 더디고 느린 편이었다”고 했다. 고1 때까진 또래 선수들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아 “국가대표가 될 거라곤 상상을 안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트리플악셀을 빠르게 익히면서 급성장했고 4회전 점프까지 추가했다. 그는 “운동신경이 좋지 않아 뭘 해도 처음부터 잘하는 일이 거의 없다”며 “대신 습득하고 익숙해지는 데는 좀 빠르다”고 했다.

김현겸은 자신의 강점 중 하나로 마인드 컨트롤을 꼽는다. 독서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엔 별 관심이 없고 한 달에 2~3권씩 책을 읽는다는 그는 2022년부터 썼던 시를 모아 지난해 자가 출판 플랫폼을 통해 시집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리면’을 펴냈다. 서문에 ‘시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글이며, 한낱 푸념에 가깝다’고 썼다. ‘추워, 하늘이 너무 추워서/밤하늘을 이불 삼기엔 너무 차디차서/정처 없이 몸을 데우며 방황하였다/…/그 눈물은 눈에 섞이고 물에 섞이며/점차 얼음송곳이 되어갈 뿐이었다’(시 ‘추위에 익숙해지면’ 중에서). 그는 “경기하는 장면 말고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시집을 낼 계획이다.

김현겸은 “기술적 성장뿐 아니라 예술성을 더 높여 피겨를 잘 모르는 사람이 우연히 봐도 빠져들게 만드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24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사대륙선수권을 통해 올림픽 대비 실전 감각을 다진다. 김현겸은 “밀라노에선 클린(실수 없는 경기)이 목표”라며 “커피를 무척 좋아해서 이탈리아 커피도 기대된다”고 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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