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19.54를 기록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지수 5,000선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연합뉴스 |
22일 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장중 5000을 돌파했다. 종가는 4952이지만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렸다는 상징성이 크다. 1980년 지수 100으로 출발한 자본시장이 반세기 만에 50배 성장한 것은 K-제조업이 이룬 기적적 성취다. 그 사이 시가 총액은 4000조원을 넘겨 100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코스피 3000선을 재탈환한 지 7개월 만에 2000포인트 가까이 올라간 폭발적 추진력은 세계 증시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기록이다. 올 들어 코스피 상승률(18%대)은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다.
코스피가 5000에 도달한 이정표엔 그 시대의 주역이 있었다. 1000 돌파가 ‘3저 호황’ 속 건설·철강·상사의 트로이카가 주도했다면 2000선은 중국 특수에 기반한 조선·해운·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이 견인했다. 코로나로 풀린 엄청난 돈이 기반된 3000 시대는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중심의 열기였고, 이후 5000까지의 쾌속 질주는 AI 반도체 특수에 올라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로봇 기술을 입은 현대차, K방산이 받쳤다.
코스피 5000에 환호만 하고 있기엔 한국 경제의 실상이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주가와 민생 경제 사이의 간극이 크다. 수출 대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지만 고환율과 내수 침체로 서민 경제는 겨울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다시 역성장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코스피 5000에도 불구하고 상장 기업 주식의 60% 이상은 횡보하거나 하락 중인 현실도 심각하다. 지금도 개미들이 250조원 넘게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유도 국내엔 소수 종목 외에 투자할 기업이 없다는 불신 때문이다.
코스피 5000에서 6000, 7000 시대로 나아가려면 대통령이 언급한 ‘성장을 위한 대전환’이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단기적으로 고통스럽겠지만 좀비 기업의 과감한 퇴출과 산업 재편이 시급하다. 동시에 AI·바이오·차세대 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국가적 R&D 지원과 규제 혁파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 노동·공공 등 구조 개혁은 필수다. 동시에 기업은 투명한 지배구조와 주주 친화적 경영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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