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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밉보인 전 정권 임명 기관장, ’55만원' 트집 잡아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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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이사회가 임기가 1년 반 남은 김형석 관장에 대한 해임 요구안을 의결했다. 김 관장이 기념관 시설을 무단 임대하고 업무 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14가지 비위를 저질렀다는 보훈부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독립기념관 이사회에는 국회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김 관장 해임을 주도했다. 보훈부의 해임 제청을 거쳐 다음 달 이재명 대통령이 해임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 관장 해임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보훈부 감사 자체가 먼지 털기식이다. 김 관장은 “감사 내용을 모두 인정한다고 해도 14건에 환수액은 55만2000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과거 민주당이 KBS 이사를 쫓아낼 때 김밥 값까지 문제 삼은 것을 연상케 한다.

민주당은 김 관장의 역사관도 문제 삼고 있다. 김 관장이 지난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를 빌미로 잡기로 한 듯 김 관장 발언을 “역사 내란”이라고 규정하고 그를 “친일파” “매국노”라고 했다. 친여 단체는 기념관 앞에서 150일 넘게 퇴진 요구 시위를 했다. 보훈부는 감사 시작 후 김 관장을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배제했는데, 대통령은 김 관장이 안 보인다며 “기분 나빠서 못 나오겠다는 건가요”라고 했다.

김 관장은 문제가 된 연설에서 “항일 독립전쟁의 승리로 광복을 쟁취했다”는 민족사적 시각도 3·1운동, 임시정부, 윤봉길 의거 등의 사례를 들어 거의 비슷한 분량으로 소개했다. 일제 시대 순국 선열들이 국내외에서 꾸준히 독립 운동을 한 것도 사실이고, 동시에 미군이 일본을 패망시킨 것이 독립에 결정적 계기가 된 것도 사실이다. 일본이 패망하지 않았다면 1945년에 독립이 됐겠는가. 이를 부정한다면 황당한 환단고기를 믿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결국 김 관장의 역사관을 문제 삼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고, 무슨 이유인지 특히 밉보인 전 정부 기관장을 억지 트집이라도 잡아서 쫓아내려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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