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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장윤정]아틀라스가 던진 미래 향한 ‘불편한’ 질문

동아일보 장윤정 산업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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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산업1부 차장

장윤정 산업1부 차장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막을 내렸지만 누구를 만나든 휴머노이드(인간 형태 로봇) ‘아틀라스’ 이야기로 시작해 아틀라스 이야기로 끝나는 요즘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선보인 아틀라스의 힘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가뿐히 시가총액 100조 원을 뚫었다. 하긴 5일(현지 시간) 공개된 아틀라스의 모습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엎드렸다 일어나는 동작, 자연스러운 걸음걸이, 어깨와 무릎 관절을 180도 이상 회전시키는 모습까지. 단순히 화려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물건을 집어 머리 위로 올리거나 나사를 감는 듯한 동작 등은 공장에서 일하는 아틀라스의 미래를 납득시켰다.

사실 휴머노이드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특히 중국 로봇 기업들이 선보인 휴머노이드는 현란했다. 이들은 ‘쿵후’와 ‘춤’으로 시선을 끌었으나, 공장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아틀라스의 로드맵은 선명했다. 제조 현장에서 반복 가능한 작업 수행 능력을 보여줬다. 2028년이라는 실제 투입 시점과 더불어 적용될 현장까지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전용 법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라고 못 박았다. 기술이 곧 ‘노동’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아틀라스는 동시에 우리의 미래에 대한 불편한 질문도 던진다. 아틀라스는 쉬지 않고 동일한 품질의 노동을 24시간 제공할 수 있다. 임금 인상도, 성과급 협상도 없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보다 더 강력한 법이 통과되더라도 쟁의 주체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런 로봇과 인간이 이제 같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더 나아가선 경쟁할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팟캐스트 ‘문샷’에 출연해 “3년 안에 휴머노이드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며 “의대에 가지 말라”고까지 했다. 또 “로봇이 육체노동을 담당하고 인류가 AI 사고력과 경쟁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머스크의 발언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될지는 가늠하기 힘들고 쓸데없이 공포에 휩싸일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역할이 달라져야 함은 분명해 보인다. 휴머노이드의 물결 앞에서 인간 노동의 경쟁력은 속도나 체력에 있지 않을 것이다. 결국 판단, 책임, 그리고 예외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뿐이다. ‘손과 발’의 노동에서 ‘결정과 관리’의 노동으로 이동하지 못한 영역은 빠르게 대체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교육 과정 재설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유다.

노동조합 역시 기로에 서 있다.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춘투 전선 확대를 예고하고 있지만 정말 두려운 건 우리를 닮은 로봇일지 모른다. 게다가 로봇 도입을 막는 전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기술은 저항할수록 더 빠르게 우회하니 말이다. 이미 아마존 물류센터에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이 배치됐고, 벤츠 생산 라인에도 로봇이 투입되지 않았나. 노조의 역할도 인간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 ‘로봇 이후의 노동’을 설계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노동을 지킬 것이며, 무엇을 바꿀 것인가. 2026년 1월, 아틀라스가 던진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장윤정 산업1부 차장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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