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난 21일 이지희 서울 동작구의원(부의장)을 불러 조사했다. 김 의원 배우자 이모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 구의원은 ‘정치헌금 3000만원’을 받아 전달한 인물로 지목됐고 김 의원 차남의 대학 편입 청탁에 간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 의원이 서울 동작갑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지난 10년은 구의회 의석이 측근들로 채워지는 등 ‘김병기 왕국’ 건설 과정과 다름없었다. 그 과정에서 김 의원과 구의원들이 연루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김 의원이 정치헌금 3000만원을 받았다 돌려줬다는 의혹에 등장하는 전현직 구의원만 4명일 정도이다.
2018년 비례대표로 처음 구의원이 된 이 구의원은 전 배우자 김모씨가 소유했던 마을버스 회사 임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2018년부터 김 의원의 정무특보로 활동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 구의원이 받은 공천은 배우자 김씨에게 돌아갈 자리였다”고 말했다. 김씨의 결격사유 때문에 이 구의원이 대신 받았다는 것이다.
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를 김 의원 배우자 이씨에게 제공했다는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는 조진희 전 구의원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당선된다. 동작구 라선거구에서 초선에 성공한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최다선이었던 김명기 전 구의원 지역구(동작구 나선거구)로 옮겨 재선했다.
김 전 구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2018년 지방선거 기간 지역위원장인 김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민주당에서 제명돼 무소속이 됐고 2022년 선거에서 낙선했다. 조 전 구의원은 조합장으로 있던 지역주택조합 비리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었지만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고 이후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초선 때 비례대표였던 이 구의원도 2022년 동작구 다선거구에서 단수공천을 받아 재선한다. 이 지역구는 김 의원 측에 2000만원의 정치헌금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는 탄원서를 쓴 김모 전 구의원의 지역구였다.
김 의원 측에 1000만원을 줬다가 돌려받았다고 탄원서를 함께 쓴 전모 전 구의원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김 의원의 정책특보 출신인 신모 구의원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내줬다.
조 전 구의원이 지역구를 옮기며 비게 된 동작구 라선거구에는 2022년 김 의원의 비서관 출신인 이주현 구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된다. 이렇게 9대 동작구의회의 동작갑(동작구 가~라 선거구) 지역 민주당 구의원 4명은 모두 김 의원 측근으로 채워졌다.
김 의원의 구의회 장악은 역풍도 일으켰다. 정치헌금 관련 탄원서를 쓴 두 전직 구의원은 여야 합의로 내정됐던 구의회 의장·예결위원장 자리를 조 전 구의원·이 구의원에게 내줬다. 김 의원 배우자 이씨가 이에 개입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후 구의회는 행정소송·의장 불신임 등 파행을 겪었다.
2024년 7월 의원직을 잃은 조 전 구의원 지역구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송동석 구의원이 물려받았다. 그는 김 의원이 위원장인 민주당 동작구갑 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 출신이다.
김 의원과 갈등 끝에 민주당을 탈당한 구의원도 있다. 김 의원 비서관 출신인 이주현 구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는 구의원 당선 이후 김 의원 지역사무실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무국장처럼 근무해달라는 요구를 받아 김 의원과 갈등하다 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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