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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이야기가 되고, 우리를 잇는다[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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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려줘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 정연희 옮김
문학동네 | 582쪽 | 1만9800원

2008년 발표한 <올리브 키터리지>로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2021년작 <오, 윌리엄!>으로 부커상 후보에 올랐던 미국의 소설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장편소설이다. 저자가 1998년 등단 이후 20년간 써온 소설 속 인물들, <올리브 키터리지>의 올리브 키터리지와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루시 바턴, <버지스 형제>의 밥 버지스, <에이미와 이저벨>의 이저벨 굿로 등이 모두 등장한다.

미국 메인주,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2년이 흐른 시점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변호사인 밥은 작가 루시와 주기적으로 만나 공원을 산책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밥의 소개로 루시는 올리브와 만나게 되고, 이따금 대화하는 사이가 된다. 올리브는 루시에게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열게 되고, 루시는 밥에게 자신이 딸에게 더는 필요한 존재가 아니게 된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으며 가까워진다.

이 책은 특별한 서사 없이 여러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로 진행된다. 각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것이라 믿었던 감정과 기억을 서로서로 털어놓는다. 아픔을 우정의 실마리로 삼은 것이다. 책은 상처를 듣고 말하는 행위가 사람 간의 신뢰와 애정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듯하다. 문장 곳곳에서 저자 특유의 타인의 삶에 대한 연민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살고, 희망을 품고, 심지어 사랑을 보듬지만 여전히 고통을 겪어요. 고통을 겪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아무리 건강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어디선가 ‘부서져 있는’ 구석이 있음을 깨달은 인물들은 서로의 아픔과 외로움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모든 것을 말해줘요’라는 원제처럼, 나도 누군가의 ‘모든’ 이야기를 마음 담아 듣거나 말할 수 있을지 돌아보게 된다.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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