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5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코스피가 22일 증권시장 개장 70년 만에 처음으로 장중 5000을 돌파했다. 장중 기록이지만 그 의미는 남다르다. 코스피는 20년 가까이 2000~3000 사이에 갇혀 있어 ‘박스피’란 오명을 들어왔는데 드디어 한국 증시도 지속적인 상승이 가능함을 확인한 순간이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5019.54까지 치솟으며 5000을 넘어섰다. 그러나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전날보다 0.87% 오른 4952.53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급등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정국 정상화, 정부의 증시 선진화 노력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등이 맞물린 결과다. 코스피 5000 시대를 공약으로 내건 이재명 정부는 그동안 상법 개정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가조작 엄정 처벌 등 증시 선진화의 기반을 다져왔다.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의 활황도 빼놓을 수 없다. 코스피가 지난해 10월27일 4000 시대를 연 지 불과 3개월도 안 돼 5000까지 이른 데는 주요국의 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맞물려 반도체가 초호황을 보이고, 자동차를 비롯한 주력 산업이 인공지능 접목을 통한 혁신에 나서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부풀게 한 영향이 크다.
증시 활황은 여러 경로로 경제 선순환 효과를 낳는다. 기업은 자본시장을 통한 원활한 자금 조달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으며, 개인투자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로 소비를 늘려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도 한둘이 아니다. 특정 업종 중심 상승,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만연한 불공정거래 등 불안한 요소가 언제 다시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 업종 쏠림 현상은 실물경제의 양극화를 반영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가까스로 1%에 턱걸이했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의 기여도가 0.6%포인트나 차지했다. 정부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위기에 처한 전통 제조업의 구조개혁과 증시 선진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또 돈이 돈을 낳는 주식시장의 속성상 심화할 수밖에 없는 양극화 완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금융투자소득세의 재도입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개인들은 단기 급등 뒤에는 급락 리스크 또한 커진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개인들이 증권사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일 29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은 ‘빚투’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증권사들은 수익 극대화에 혈안이 돼 빚투를 부추기는 대신 건전한 주식투자 문화를 만들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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