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
가파른 비아파트 월세 상승세는 ‘신축 주택’이 주도하고 있다. 신축 빌라·오피스텔이 많은 지역일수록 구축까지 월세가 함께 올라 평균 월세 상승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공공 공급 등을 통해 정부가 가격 통제에 나서지 않으면, 민간 중심의 신축 주택 공급이 월세 상방 압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22일 한겨레가 한국도시연구소와 함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의 최근 5년(2021∼2025년) 서울 내 소형 비아파트 월세 계약 신고분을 분석해보니, 2020년 이후 준공된 ‘신축’ 비아파트 평균 월세는 91만6천원이었다. 이는 2021년(65만9천원)과 견줘 39.1%나 치솟은 가격이다. 1999년 이전에 준공된 ‘구축’ 비아파트가 최근 4년동안 17.6% 오른 것과 견주면 신축 월세 상승률은 2배 이상 높다. 2021년만 해도 신축과 구축의 평균 월세 차이는 20만원 선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0만원까지 벌어졌다. 2010년대에 지어진 비아파트 월세는 평균 66만7천원, 2000년대는 64만7천원, 1999년 이전은 55만2천원이었다.
신축 월세 계약 비율이 높은 자치구일수록 월세 상승률이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신축 빌라·오피스텔이 구축 월세까지도 함께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신축 비중이 20.7%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금천구의 경우, 4년 누적 월세 상승률(보증금 월세 전환 기준)이 25.1%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세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신축 비중이 2.9%로 서울에서 가장 낮은 노원구의 4년 누적 월세 상승률은 8.4%에 그쳤다. 이밖에도 신축 비중이 16.0%에 이르는 영등포구는 누적 상승률이 27.2%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신축 중심 월세 상승이 주변 시세를 끌어올리는 ‘앵커링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평균 신축 계약 비율은 10.8% 수준이다.
그간 정부는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비아파트를 공급하는 소규모 건설사업자에 대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에 나서왔다. 하지만 신축 주택 공급이 주변 구축의 임대료를 끌어올려 저소득층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효과를 낸 것이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정부는 건축 규제 완화를 통한 신축 비아파트 활성화에 정책적 초점을 맞춰왔는데, 이러한 정책의 부작용을 임차인들이 감당한 셈”이라며 “공공이 개입해 시장 임대료보다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도록 하는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분석은 서울 내 전용면적 60㎡(약 18평) 이하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가운데 보증금 5천만원 이하 월세 계약을 대상으로 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겨울밤 밝히는 민주주의 불빛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