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
IT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최소 2만5000명을 감원했던 메타가 2023년 대비 18.5%를 오히려 더 뽑았고, 무려 3만명을 일시 해고했던 구글도 다시 고용인원이 최고 정점에 거의 도달했다고 한다. 2033년까지 60만명을 해고하겠다고 선언했던 아마존도 본사에서는 2만7000명을 감원했지만 전체 고용인원은 157만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수년간 2만5000명 이상을 해고했는데 이미 재고용을 통해 역대 최대 고용인원을 돌파했다.
해고된 자리는 '과거의 기술'로 일하던 사람들이었고, 새로 채워진 자리는 AI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AI 네이티브' 인재들과 AI 공학자들이다.
이것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다. 인류 노동 시장의 지각변동, 즉 '문명적 인력 교체'가 시작된 것이다. 2026년을 맞이한 우리가 직시해야 할 첫 번째 현실이 바로 이것이다.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AI를 도구로 쓰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은 이러한 변화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현실 세계로 넘어왔음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올해 CES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단연 '피지컬(Physical) AI'였다.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언어 능력에 감탄했다면, 이제 AI는 튼튼한 '몸'을 얻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 등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이제 실험실을 벗어나 실제 공장과 물류 현장, 심지어 가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거대한 문명 교체의 혁명에 동참하느냐, 거부하느냐, 나의 선택이 남았을 뿐이다.
빅테크들이 피지컬 AI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의 뇌가 완성되었으니, 이제 그 지능을 담을 그릇(하드웨어)을 통해 물리적인 노동까지 혁신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계가 육체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창의적인 일을 할 것"이라 믿었지만, 지금은 AI가 코딩도 하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심지어 이제는 로봇의 몸을 빌려 커피를 타고 택배를 한다. 도대체 인간에게 남은 일은 무엇일지 두려움이 밀려온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이 겪고 있는 '거대한 공포'의 실체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시선을 반대로 돌려 AI를 적극 활용하는 호모 사피엔스에게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 한번 살펴보자. 인류 사회가 당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가 태어나면서부터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일이다. 자본이 있어야 공부도 하고, 스펙도 쌓고, 꿈꾸는 일에 접근할 수 있다. 대치동 고액 과외 혹은 몇몇 정치인들의 '아빠 엄마 찬스' 행태에서 보듯이 부모의 돈과 권력은 불평등을 만드는 원천이다. 그래서 부의 대물림은 자본주의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다. 그런데 돈도 없고 권력자인 부모도 없는 나에게 갑자기 평생을 헌신적으로 도와줄 똑똑한 친구이자 비서가 생긴 것이다.
AI를 잘만 활용한다면 내 미래에 대한 조언, 필요한 공부, 스펙 쌓기까지 거의 모든 걸 도와준다. 그것도 미국 스탠퍼드대학 박사학위 소지자 정도의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질문 많이 한다고 자존심 상할 일도 없고,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달리 편향성이나 잔소리도 없다. 심지어 내 수준에 딱 맞춰서 나의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시켜 준다. 무엇보다 이 시대 어떤 어른들보다 미래 준비를 위한 풍부한 지식과 정보로 무장하고 있다. 인류 문명이 탄생한 이래 가장 큰 '기회의 평등'이 주어지고 있다. 적어도 청년들에게는 가장 공정하고 민주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이자 오직 나를 위한 친구가 등장했다. 이미 이런 문명을 경험한 청년층이 폭증하고 있어 AI 혁명은 절대 멈출 수 없다. 인류의 욕망이 혁명의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2026년은 이 기회를 확장할 시기다. 지금까지 AI와 친해지는 일에 집중했다면 이제 나만의 'AI 팩토리(AI Factory)'를 가동할 때다. 이미 개인은 하나의 거대한 기업이 수행하던 일을 AI의 도움을 받아 혼자서 해낼 수 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 하나를 실현하기 위해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마케터가 필요했다. 하지만 2026년의 당신은 제미나이와 같은 LLM(거대언어모델)을 비서실장으로 두고, 이미지 생성 AI를 디자이너로, 데이터 분석 AI를 마케터로 고용할 수 있다. 당신이 지시만 명확하게 내린다면, 이 유능한 AI 직원들은 24시간 불평 없이 당신을 위해 일한다. 심지어 피지컬 AI의 발전으로 인해, 머지않아 개인용 로봇이 당신의 물리적인 잡무까지 처리해 주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질문해 보자. 나는 AI가 주는 정보를 소비만 하는 '소비자'인가, 아니면 AI를 도구 삼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생산자'인가?
2026년은 AI 도전의 해다. 당장 오늘부터 당신의 업무에, 당신의 창작에 AI를 초대하라. 그리고 그들을 지휘하라. 문명은 혁명의 플라이휠을 무섭게 가속하는 중이다. 이제는 내가 그 에너지를 받아 내 마음속 혁명의 AI 팩토리를 힘차게 돌려야 할 때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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