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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도 WTO 최혜국 대우 원칙 수술 제안···다자무역 질서 흔들리나

서울경제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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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율 관세 무조건적 접근 안돼”
EU 통상 정책 전환 시도 평가도


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들의 관세 조정 재량권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다자 무역 질서의 근간인 최혜국대우(MFN) 원칙을 사실상 재검토하겠다는 뜻으로 상호주의를 앞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기조와 맞물려 EU의 통상 정책이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럽의 통상 정책을 이끌고 있는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2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기고문에서 “회원국들의 실제 시장 개방 수준과 공정 경쟁에 대한 이행 의지, 글로벌 교역에서 변화한 위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혜국대우 지위를 재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율 관세에 대한 접근은 결코 무조건적일 수 없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라는 핵심 원칙에 대해 보다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이행함으로써 얻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국대우는 세계 무역 질서를 지탱해온 WTO 체제의 핵심 원칙이다. 낮은 관세율과 같은 특정 회원국에 부여한 무역상 혜택을 다른 회원국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EU는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도 이 원칙을 지지해 왔다. 하지만 중국 등 일부 국가가 막대한 보조금을 살포하고 시장 접근권을 불평등하게 보장하는 현 상황에서 기존 체제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가별 관세 재량권을 넓혀 상대방 개방 정도에 상응하는 혜택을 부여하는 통상 질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미국의 무역 전략과도 일치하는 방향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WTO에 ‘최혜국대우 시대는 끝났다’는 입장을 제출한 바 있다. FT는 “셰프초비치의 이번 제안은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수준”이라면서도 “최혜국대우 원칙을 사실상 재검토하겠다는 것은 EU의 기존 입장과 비교할 때 매우 급진적인 정책 변화”라고 짚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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