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홍규빈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본격적인 양산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거센 노사 갈등의 파고에 직면했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생산 현장 내 로봇 투입에 대해 '합의 없이는 단 한 대도 안 된다'며 강력 반대에 나서면서 아틀라스를 내세운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주도권 선점 전략이 일찌감치 내부 진통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난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이날 소식지에서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면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아틀라스는 현대차그룹이 이달 초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한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제품으로, 사람처럼 걸어 다니며 관절을 이용해 생산 작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아틀라스 공개 후 현대차 주가가 크게 오른 점을 두고 "자동차 생산 및 판매'가 주력 사업인 현대차 주가가 최근 폭등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올라선 핵심 이유는 피지컬 AI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모르겠다)"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로봇 신기술 발표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는 했지만, 노조 입장에서는 노동 구조 재편을 통한 생존권 위협이 가시화될 수 있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노조는 인건비 구조를 직접 비교하면서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은 "현대차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 들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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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아틀라스의 1대당 가격을 약 2억원, 연간 유지 비용을 1천40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의 평균 연봉을 감안하면 2년 이내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수준이다.
게다가 아틀라스는 최대 50㎏의 무게를 들 수 있어 웬만한 사람보다 힘이 좋은 데다 섭씨 영하 20도나 영상 4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완전한 성능을 낼 수 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작업을 하루 이내에 학습하고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하는 시간 외에는 사실상 24시간 일할 수 있어 사업주 입장에서는 인간 작업자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노조는 이를 두고 "로봇은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 좋은 명분이 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가 오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 등 휴머노이드 로봇 3만 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제조 현장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이날 불거진 노사 간의 '로봇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조는 이날 소식지에서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갈등이 원만히 봉합되지 않고 현대판 '러다이트 운동'(산업혁명 시기 노동자의 기계 파괴 운동)에 준하는 극심한 충돌로 이어질 경우 현대차그룹이 총력을 기울이는 피지컬 AI의 발전 속도가 자칫 늦춰질 우려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아틀라스가 완전히 상용화되는 데까지 수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노사가 차분히 상생의 합의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아틀라스가 당장 2, 3년 안에 모든 생산직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래에 대해 과도하게 불안해하기보다는 진중하게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 현장에 로봇을 투입하는 대신, 유휴 인력은 업무 전환을 통해 정년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는 점도 합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휴머노이드 상용화는) 글로벌 보호무역 흐름에서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한 여러 고민이 필요한 시점에서의 큰 흐름"이라면서도 "일자리를 줄이기보다는 비용을 낮추고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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