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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는 법

서울경제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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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태로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만 완화하자는 게 아닙니다. 또 다른 규제가 들어서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한창 쿠팡을 향한 질책이 쏟아지던 시기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같이 말했다. 쿠팡의 독주를 키운 건 대형마트에 의무 휴업일,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족쇄를 채운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주장은 이제 많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이번 기회에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자는 목소리가 거세다.

문제는 이 관계자의 우려처럼 쿠팡을 향한 비판이 다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경찰 수사와 함께 개인정보보호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의 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종 대책들이 쏟아지면서 업계가 오히려 쿠팡발 규제 리스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산 주기 단축이다. 공정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유통 업체의 정산 주기를 20~3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쿠팡의 평균 대금 지급일은 52.3일이다. 소상공인, 입점 업체 입장에서는 빠르게 정산을 받는 것이 자금 융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가 다른 중소 유통 플랫폼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던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와 관련해서도 이번 쿠팡 사태를 계기로 입법화를 촉구하는 주장이 거세다. 배달비·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 등의 합계가 해당 주문에 따른 매출액의 15%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다. 입법화될 경우 배달 기사,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쿠팡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다. 비단 소비자만이 아니다. 입점 업체, 배달·택배기사, 물류센터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하다. 이들이 바라는 건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막는 데 있다. 또 다른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것으로는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업체의 경쟁력도 키울 수 없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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