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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판자막 삭제' 이은우 前KTV 원장, 첫재판서 혐의 부인

연합뉴스 이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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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홍보채널 기능에 충실했을 뿐…균형성 해칠 의사 없었다"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원장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혐의 사건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이같이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듣고 입증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 전 원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했다.

이 전 원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이 불법·위헌이다'라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다룬 방송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전 원장은 방송편집팀장 추모씨에게 "정치인 발언, 정당, 국회, 사법부 관련 뉴스는 KTV 방송 기조와 다르니까 다 빼라. 대통령 얘기, 포고령 같은 것만 팩트 위주로 넣어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리랜서 자막 전문 요원 지모씨가 지시를 거부하면서 자막이 계속 송출되자, 이 전 원장은 방송보도부 부장 박모씨에게 같은 취지로 전화해 자막을 삭제하도록 지시했고, 결국 일부 자막이 삭제됐다.


이날 변호인은 스크롤 자막 삭제는 편성 책임자로서 이 전 원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KTV는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 홍보채널"이라며 "채널 지위나 기능·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것이지 균형성이나 객관성을 해치려고 했던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KTV가 공무원으로 이뤄진 조직으로, 자체 취재망을 기반으로 비판·감시 기능을 수행하는 여타 언론사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전 원장 측은 KTV의 시청 점유율, 비상계엄 당시 지상파·보도채널·종합편성채널의 방송 현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실조회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3월 19일 오전 이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보도부장 박씨, 방송편집팀장 추씨에 대한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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